고 백남기 씨 사망원인은 '물대포에 의한 수압'이 아니라며 직접 물대포를 맞겠다고 주장. 백 씨의 시신 외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며 일인시위를 넘어 시신 안치실 진입까지 시도.
이 같은 돌발 발언과 행동으로 사회적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은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용식 교수다.
14일 건국대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갑상선암 명의로 이름을 떨친 이용식 교수의 진료실을 찾는 환자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황대용 병원장은 "병원 차원에서 이 교수의 동의를 받고 신환 진료를 일시적으로 막았다"며 "개인 신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11월 한 달은 재진 환자만 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식 교수는 백남기 씨 사인이 물대포에 의한 외상 때문이 아니라며 부검을 주장하며 본인이 직접 물대포를 맞아보겠다고 했다. 그는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가 하면 백 씨 부검이 무산되자 시신 안치실까지 무단 침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건국대 동문들은 '건국대 명예를 실추하는 이용식 의대 교수의 해임을 바라는 건국대 졸업 동문 온라인 서명운동' 페이지를 만들고 이 교수의 해임을 위한 서명운동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 병원장은 "이 교수가 개인적인 정치적 의견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병원 차원에서 제재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물대포 발언 이전 이용식 교수는 갑상선암 명의로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었던 것도 쉽게 징계 결정을 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 교수는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이 대두됐을 때,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 8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갑상선암 진단의 문제점을 앞장서서 주장했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갑상선암 과잉진단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주장을 하다 보니 당시 언론 노출도 잦았다"며 "이 교수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면 진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고 말했다.
이어 "돌발 행동을 해서 그렇지 의사로서 실력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니 병원 차원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비인후과 동료들 사이에서도 이 교수의 독특함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이비인후과학회 관계자는 "갑상선암 과잉진단처럼 학술적인 부분이라면 충분히 학회 차원에서도 논쟁을 벌일 수 있겠지만 (백남기 씨 사건은) 개인의 정치적 소신을 표출한 것이기 때문에 학회 차원에서는 뭐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며 "소수 의견을 내다 빚어진 일화들이 전해져 오는 게 있다. 백 씨 안치실도 동료들은 이 교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길 것을 걱정해 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소신대로 하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