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서 의약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국제 사전적격심사 PQ(Pre-Qualification) 승인이 국산 백신의 해외 진출의 게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초 PQ 승인을 얻은 LG생명과학이 917억원 규모로 5가혼합백신 '유펜타'의 유니세프 공급 입찰에 성공한 가운데 이번엔 녹십자가 4가 독감백신의 WHO PQ 인증에 성공했다.
22일 국제기구가 인증하는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나왔다.
녹십자에 따르면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전적격심사 승인을 획득했다.
4가 독감백신이 이와 같은 승인을 받은 것은 프랑스의 사노피 파스퇴르 제품에 이어 이번이 세계 두 번째다.
사전적격심사가 중요한 이유는 WHO가 백신의 품질 및 유효성·안전성 등을 심사해 국제기구 조달시장 입찰에 응찰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
엄격한 PQ 인증을 얻어야만 입찰 자격에 주어진다는 점에서 국산백신이 해외로 진출하는 관문과 같다.
녹십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품목허가를 받은 셈이다"며 "이번 승인은 녹십자가 일찌감치 수출 길 선점을 통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녹십자는 국제기구 입찰을 통한 녹십자의 기존 3가 독감백신 수출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4가 백신의 국제 입찰시 수혜도 예상된다.
실제로 녹십자의 3가 독감백신은 중남미 지역으로 공급되는 국제기구 조달시장에서 지난 2014년부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 제약사별 4가 백신의 일장일단도 흥미로운 구도를 마련할 전망이다.
GSK와 녹십자는 유정란 방식으로, SK케미칼은 세포배양방식으로 제조됐다는 점에서 치열하게 장단점을 홍보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녹십자는 PQ 획득으로 품질의 국제공인 받았다는 장점을 추가했다.
SK케미칼이 출시한 스카이셀플루 4가 백신은 국내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3세 이상 전 연령층에 적응증을 받아 NIP 사업의 4가 백신 포함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는 3세 이상 65세까지로 노인 독감 사업에 포함되기 위해선 65세 이상 적응증 추가란 문턱이 남았다.
일양약품의 테라텍트 프리필드시린지주는 65세 이상을 포함한 19세 이상 성인 연령층 접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