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장소에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제자인 인턴에게 성추행을 했다.
이 교수의 행동으로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끼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인턴의 호소가 법원에 통했다. 법원은 제자의 기억은 일관됐으며, 해당 교수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교수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의사 A씨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손해배상액은 1500만원.
A씨는 또 다른 인턴 성희롱 사건으로 B씨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던 서울백병원의 요청으로 3년전 악몽을 다시 꺼내야 했다.
인제대 징계위원회는 3번의 회의 끝에 B씨를 파면처분 했다. 하지만 B씨는 이에 불복하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
3년 전인 2013년, 인턴 A씨와 B교수 사이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A씨는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지망한다며 1개월간 인턴 근무를 했다. 한 달에 걸친 수련 마지막날 회식이 열렸다. 4차까지 이어진 회식자리에서 A씨는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B씨는 화장을 하고 다른 옷을 입고 다녀야 한다는 등의 외모관련 발언 등은 기본. A씨가 테이블에 기대어 졸고 있는 사이 셔츠앞 단추 사이에 손가락을 넣는 방법으로 가슴을 만졌을뿐만 아니라 A씨의 가슴을 계속 찌르는 행동을 했다.
이후 B씨는 "오해를 한 것 같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는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A씨에게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회식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A씨는 내과 등 타과를 돌며 인턴 생활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4개월만에 결국 그만뒀다.
B씨는 성추행 사건이 공론화 되자 A씨와 합의를 시도하면서도 당시 회식에 참석했지만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전공의에게 거짓 진술서를 내도록 했다.
법원은 A씨의 진술은 일관성이 있으며 허위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 반면 B씨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B씨의 진술 내용은 바뀌고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성추행 사건 이후의 B씨 태도와 이 사건이 공론화 된 이후 대응태도를 보면 전혀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씨의 성희롱 및 강제추행으로 A씨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을 것임이 분명하므로 B씨는 정신적 손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