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 정보를 누가 전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암지식정보센터 금웅섭 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은 인터넷만 열면 각종 암 관련 지식이 쏟아지는 현실에서 정보 전달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여기서 정보 전달자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병원들이 암병원을 속속 열면서 암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했다. 세브란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4년 4월, 암병원을 개원하면서 '암지식정보센터'도 함께 문을 열었다. 병원 곳곳에 암지식정보센터의 존재를 알리는 배너를 세우고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이달에만 질환과 치료부터 운동과 영양, 이미지업 프로그램, 심리사회적 지지 프로그램 등 약 70개의 강의를 운영한다.
대형병원이라면 운영하고 있는 교육센터들과 암지식정보센터의 차이점은 교수 직접 강의 비중이 높다는 것.
금 센터장은 "질병에 관한 지식은 인터넷에 너무 많기 때문에 센터의 목적은 자료로 단순히 제공하는 게 아니다"라며 "환자들은 교과서적인 내용에 실생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팁을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 암지식정보센터가 환자와 보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영양관리'에 대한 부분을 가장 궁금해했다. 그다음이 운동. 이런 부분에 대한 지식을 교수와 간호사 등 의료인이 직접 전달하고 있다.
금 센터장은 "전체 강의 중 교수 직접 강의 비중이 30% 정도 된다"며 "재능 기부 형태로 종양내과, 가정의학과 교수가 암에 따른 항암약물치료와 신약치료, 생활습관 등을 1시간씩 강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 환자 교육 관련 콘텐츠는 너무 많다. 이 교육을 누가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늘 봐오던 사람한테 교육을 받기 때문에 관리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암지식정보센터를 3년째 이끌고 있는 금웅섭 센터장의 앞으로 계획은 교수 직강 비중을 더 확대하는 것이다.
그는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의사가 직접 하면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며 "교수 강의 비중을 늘리고, 외과 쪽 강의 콘텐츠를 확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방사선종양학과는 여러 암을 다루기 때문에 각 분야 암 전문가와 접할 수 있어 교수님들에게 직접적으로 강의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며 "환자들은 당장 받아야 하는 수술이 어떤 것인지 많이 궁금해한다. 외과 계열 교수님들에게 강의를 요청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암지식정보 강의를 병원 내부가 아닌 외부로도 확대하고 싶다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금웅섭 센터장은 "이제 암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1차 의료기관에서도 암 환자를 접할 수 있다"며 "협력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강의부터 보건소나 학교 등에서 할 수 있는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식 전달 사업은 아무래도 사회공헌적 성격이 강해서 비용이 일방적으로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진료실 밖에서 환자와 소통하고 교육하는 데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더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