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모집이 완료되면서 전국 각 수련병원은 3월 병원 투입을 앞두고 있는 신규 인턴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중이다.
그렇다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을 시작한 신규 인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직접적인 진료와 관련한 술기, 행정업무, 감염관리, 관련 법 등 임상현장과 맞닿아 있는 수많은 것들을 숙지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제 막 의업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신규 인턴에게 의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당연한 고민. 이런 이유로 최근 임상현장과 직접적 연관성은 부족하지만 인문학적 강의가 오리엔테이션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병원이 단국대학교병원(병원장 박우성)이다.
단국대병원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2017년도 신규 전공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중이다.
단국대병원 신규 인턴 오리엔테이션 교육 프로그램은 병원 현황, 조직 문화 및 수련 시 필요한 각종 직무교육, 필수교육, 법정교육과 특성화교육을 비롯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대할 때 필수적인 기본술기 실습과 심폐소생술, 의사소통 등 임상현장의 의사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번 교육 과정 중에는 직접적 직무 관련성은 낮지만 의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문학 강의도 포함돼 있다.
지난 21일 캡스톤 브릿지 고주형 대표이사는 단국대병원 신규 인턴 32명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트랜드, 그리고 나의 10년'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고주형 대표는 최근 급격히 변화하는 의료시장의 상황을 설명하고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있는 신규 의료인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인턴들과 의견을 나눴다.
고 대표는 예비의료인으로서, 새내기 의사로서 ▲임상, 기초 외에 어떤 길을 추가로 걸을 수 있을까 ▲진료과목, 전공 선정, 융합의 요건은 무엇인가 ▲롤모델로 삼기 좋은 보건의료계 선배들은 누구일까 ▲삶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의료인으로 성공하는 방법은 ▲꼭 읽어야 할 분야별 필독서, 참여해야 할 교육 과정은 ▲의료계 현실은 어떠하며, 미래 의료산업의 모습은 ▲의료산업을 이끌어가는 미래 리더의 모습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신의 업무역량에만 의지할 위기 ▲주어진 일만 100% 완수한 위기 ▲성공이 계속될 거란 믿음의 위기 등 '성공의 우상화, 휴브리스'에 대해 강의하고 각 위기에 대한 출구로 ▲파트너의 조건 ▲창발적 전략의 활용 ▲성공의 개념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의대 학위 소지자들이 어떻게 경력을 전환하는지 등을 통해 임상현장에만 머무는 의사가 아닌 학계와 정부뿐 아니라 ▲재계 ▲법조계 ▲언론계 ▲정계 ▲국제기구 ▲종교, 예술계 등 전공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소개했다.
단국대병원 신규 인턴들은 전반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하면서, 특히 인문학 강의에 많은 갈채를 보냈다.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한 신규 인턴은 "이번 교육을 통해 의사로서 알아야 할 것들이 진료 외에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만큼 큰 도움이 됐다"며 "행정적인 업무는 물론 혼돈하기 쉬운 부정확한 처방이나 환자와의 소통 등 임상현과 직접적인 것들을 교육 받을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규 인턴들은 의대 교실을 막 벗어난 만큼 새내기 의사로서 고민과 기대, 두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인문학 강의가 적어도 무엇을 고민하고 어디를 봐야할 지에 대한 지표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