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미용성형 개원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메르스 이후 침체된 미용성형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까지 발길을 끊고 있기 때문.
6일 성형외과 개원가에 따르면 단체여행 취소, 한국 여행상품 폐쇄 등 한미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까 정정긍긍하고 있다.
서울 Y성형외과 원장은 "메르스 이후 미용성형 시장은 움츠러들 만큼 움츠러들어있는데 올해 기대를 해보나 했더니 사드문제가 결국 터졌다"며 "어차피 줄어서 더 줄어들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K성형외과 원장도 "메르스 악재 이후 부가세 환급으로 반짝 효과를 보나 했더니 사드배치 문제로 지난해 9월부터 점차 줄기 시작해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며 "사드가 미용성형 개원가 뺨을 제대로 때린 것"이라고 털어났다.
서울 G성형외과 원장은 '환자 절벽' 시대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의료공급 보다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인 일명 환자 절벽 시대가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대로변 성형외과가 임대료를 감당 못해 골목 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성형외과가 무너지고 있다"며 "41명의 의사가 있던 한 성형외과는 10명 수준으로 줄였고 또 다른 성형외과는 홈페이지에 스태프가 몇 명인지 늘 밝히다가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는 어떻게 버틴다고 하더라도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올해는 처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인 환자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신규 시장 개척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사드 문제로 미용성형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테지만 의료의 속성상 올 사람은 온다"며 "단체여행객인 유커가 줄더라도 개인 여행객을 일컫는 싼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도 "중국 성형시장이 많이 성장했고, 2~3년 전부터 유령수술 등의 문제가 표출됐지만 시장 불투명성이 여전한 것도 중국 환자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부분"이라며 "유령수술을 없애는 의료인 실명제 등 의료환경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