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만족도는 이미 검증됐어요. 분명 가야할 방향도 맞죠. 하지만 이대로는 안돼요. 보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합니다."
병원간호사회 박영우 회장(을지대병원)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전망과 한계를 이같이 요약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는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 분명하지만 정책적 지원 없이는 더이상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병원간호사회의 용역 연구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대 환자 비율이 1대 5에서 1대 7, 종합병원은 1대 7에서 1대 12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인력 비율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대 12라고 한다면 대부분 기준 병상이 5인실이라는 점에서 간호사 한명이 병실 두곳을 넘게 봐야 한다는 얘기"라며 "포괄적인 간호서비스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치와 보호자 부재시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환자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더 많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이유다.
박영우 회장은 "환자들이 별도 비용을 부담하다보니 기본적인 간호서비스 외에도 더 많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다"며 "심지어 간호나 간병이 아닌 채광 등의 시설까지 문제삼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또한 본인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까지 간호사를 불러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표준화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델을 마련하고 국가적인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간병인과 보호자가 없어지는 만큼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깊다.
아무리 교육을 하고 보다 세심하게 관리한다 해도 환자의 상황에 따라서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이 모든 상황을 대처할 수 없다는 것.
박 회장은 "간병인과 보호자가 없는 모델을 만들다 보니 갑자기 병세가 안좋아진다거나 환자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낙상 등에 대해서도 병원과 간호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간호사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근무를 걱정하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병원과 간호사들이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이 생겨나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며 "병원과 간호사가 모든 리스크를 안고 갈수는 없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전부터 우려됐던 인력 쏠림 또한 정부가 아니면 풀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병원의 힘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사안이라는 하소연이자 토로다.
박영우 회장은 "간호사 쏠림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지방에, 중소병원에 간호사를 머무르게 하는 것인데 이는 병원 혼자 노력해서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공무원이나 보건교사 등의 자격기준에 임상 경험을 포함하거나 야간전담간호사 제도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이 따라와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체 조사 결과 신규 간호사의 34%가 1년 안에 사직하고 있다"며 "이들이 임상현장에서 떠나지 않고 간호사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병원, 간호계가 모두 힘을 합쳐 방법을 찾아간다면 충분히 해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