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가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착시현상'을 주요 협상카드로 제시했다.
진료량 증가가 보장성 강화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주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7일 오전 10시 대한병원협회와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1차 협상을 진행했다.
통상적으로 1차 협상은 공급자가 수가 인상이 필요한 이유를 각종 근거를 통해 피력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공급자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약 한 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수가협상을 끝낸 후 나온 병협 박용주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은 "병원 경영 상의 여려움이 상당하다"며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병협은 애초 수가협상에서 문제로 제기됐던 진료량 증가 부분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현상이라고 실제 진료비 증가가 병원 수익에는 직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건보공단이 발표한 2016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진료비 증가율의 경우 17.3%로 전체 증가율(11.4%)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 대부분의 중소병원이 포함된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율은 종합병원급과 달리 전체 진료비 증가율보다 저조한(5.9%) 것으로 나타났다.
6.9% 진료비 증가율이 상승한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단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의 감염대책 강화 등으로 병원 시설 투자와 의무화 된 규정들이 많아졌다"며 "자연스럽게 병원의 비용적 부담도 늘어나는 데다 신규인력에 대한 증원도 상당했다"고 수가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병원의 인력 채용도 한층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의무들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는 새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했던 적정수가가 가장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