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오히려 본교 출신 간호사들의 불만이 있을 정도로 순혈주의는 옛날 얘기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대병원 복수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에 타교출신 간호사 유입 증가로 과거 순혈주의가 사라지고 있다.
올해 초 간호본부 인사를 통해 간호본부 과장급 인사에 타교 출신 1명이 포함되기도 했다. 과장급 인사에선 첫 사례.
해당 간호사는 개인적인 문제로 발령이 보류됐지만 일단 간호본부 내 9명의 과장급 인사 중 1명이 타과 출신 승진 발령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팀장 및 본부장 등 관리자급은 여전히 서울대병원 출신으로 타교 출신은 없는 상태이지만 이 또한 순혈주의가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내부 간호보직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병동별로 수간호사급에서는 타교 출신이 절반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서울대병원 외과 수간호사 16명 중 6명이 타교 출신으로 순혈주의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초 간호본부 과장 즉, 관리자급에서는 처음으로 타교 출신 발령이 있었다"라면서 "이를 시작으로 타교 출신 관리자 인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병원은 얼마 전 간호간병통합 병동 운영과 관련해 의료의 질 유지를 위해 간호조무사 대신 모든 간호인력을 간호사로 고집했을 정도로 인력관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그런 점에서 서울대병원 간호본부 변화는 더욱 이례적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간호본부 내부에선 "시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간호본부 모 간호과장은 "순혈주의는 과거 간호대학이 극소수인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라면서 "간호교육이 4년제로 일원화되고 주요 간호대학 출신이 관리자급에 승진할 때가 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단 승진시험을 통과해야 서류심사를 통과하는데 과거 3년제로 이원화 돼 있을 땐 아무래도 승진시험이 어려워 자연스럽데 유입이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그동안 순혈주의를 고집했다기 보다는 승진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간호사가 대부분 본교 출신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간호교육이 4년제로 일원화된 이후 석사 이상의 교육을 받은 타교출신 간호사가 대거 양성되면서 승진 대상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한 간호사는 "병동 내에서도 타교 출신 간호사가 늘어났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출신 대학은 크게 의미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간호본부 한 보직자는 "간호본부장급 인사까지도 공개경쟁을 통해 진행하니까 조만간 고위관리자급에도 타과 출신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력으로 평가하다보니 대부분 석사출신으로 대부분 임상연구와 QI관리 등이 두루 가능한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