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 인상 조치로 의료기관 원장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혜택의 대상이 되는 직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규직 직원들은 일정 부분 고용이 보장되겠지만 파트타임이나 계약직으로 있는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가고 있는 것.
A내과의원 원장은 21일 "환자들이 몰리는 오후 시간 일부를 파트타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고용하고 있다"며 "최근 최저 임금 발표로 인한 기사들이 나오자 이들이 면담을 신청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결국 자신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냐"며 "우선은 안심하라고 다독였지만 막상 시행되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규모가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상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외에도 시간별 파트타임 직원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는 상근 직원들이 감당하고 환자가 몰리는 점심시간부터 오후시간에 파트타임 직원들을 투입하는 식이다.
또한 주말이나 야간 근무를 하는 의원의 경우 정규직 직원들은 근무시간을 채운 뒤 퇴근하고 파트타임 직원들이 나머지 시간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투석의원을 운영하는 B원장은 "예약과 환자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인력을 운용한다"며 "많이 필요할 경우 9~10명까지 투입되는데 이들을 상시 고용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또한 그는 "대부분 육아를 하는 등의 이유로 풀타임 근무를 할 수 없는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라며 "지금까지는 이들도 좋고 우리도 좋은 윈윈이 가능했는데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저 임금이 상승하고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던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이로 인해 경영자인 이들 원장보다도 오히려 고용 직원들이 더 불안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결국 인력 조정이 이뤄진다면 가장 먼저 이들이 대상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의원에서 3년째 근무중인 간호사 C씨는 "비록 상시근무보다 급여는 떨어지지만 오전에 육아와 살림을 할 수 있어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지금 받는 급여와 근무조건에 충분히 만족하는데 최저 임금 인상이니 정규직 전환이니 하는 것들로 오히려 이 자리를 잃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유휴 간호사 끌어낸다며 파트타임제를 늘리는 등의 정책을 추진한다더니 오히려 또 이제는 180도 바뀐 정책이 나온 것 같다"며 "자세한 정책 내용은 모르지만 듣는대로라면 이제 신규와 경력있는 직원들은 갈곳을 잃고 3~4년차들만 돌려가며 쓰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