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불황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본격화되면서 명예퇴직 제도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의료기관의 특성상 줄일 수 있는 부분이 결국 임금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대학병원들은 이미 명퇴제를 추진 중이거나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대학병원 보직자는 25일 "2년전 명예퇴직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어쩔 수 없이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국 대학병원에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인건비밖에 없지 않느냐"며 "길게는 30년간 일한 직장에서 마무리가 서운하지 않도록 최대한 보상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대병원은 이미 원내 인트라넷 등을 통해 명예퇴직에 대한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상반기에 진행하던 명예퇴직을 몇개월 당겨 하반기 명예퇴직을 진행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셈이다.
이 보직자는 "아마도 명예퇴직으로 빈 자리에 신규 직원을 채용하지는 않을 듯 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계약직에 대한 처우개선과 정규직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미 상당 부분 파견직으로 일부 자리를 대체한 상태"라며 "대다수 대학병원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B대학병원도 명예퇴직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병원은 이미 상반기에 일정 부분 명예퇴직을 진행한 상황.
하지만 여전히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자 결국 반 강제적 명예퇴직 제도까지 검토중인 상태다.
B대병원 보직자는 "최대한 부담이 없는 선에서 자율적 퇴직을 유도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누가 스스로 병원을 나가려 하겠느냐"며 "이미 명예퇴직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자율 신청을 통해 그 규모가 되면 좋게지만 안된다면 어쩔 수 없이 대상자를 추려 퇴직 권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에야 3~5년치 임금 보장에 일정 부분 퇴직 보상금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힘든 상태라 마음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