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회가 국내 응급의료 관리를 중앙정부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로의 분권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자체에도 응급의료 관리에 대한 역할을 부여한다면 지역사회 응급의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응급의학회는 지난 2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갖고 '응급의료발전 5개년 계획 중간보고'를 주제로 미래 응급의료 발전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국내 응급의료 관리에 있어서 중앙정부인 보건복지부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지방 분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국가 응급의료 계획, 응급의료 기금 등 재정 운영 계획, 시도 응급의료 평가, 응급의료 기술 지원, 응급의료기관 평가 등 대부분의 응급의료 제도를 복지부가 관리하고 있다.
응급의학회 신상도 공보이사(서울의대)는 "응급의료 평가 등 관련 제도에 있어 지자체가 현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중앙정부가 제도를 독점하고 있는 것인데, 효율성이 있겠지만 결국 불균형을 창조하게 된다. 즉 현재는 지자체의 역할이 제한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 공보이사는 지자체의 응급의료 권한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최근 발생한 전북대병원 소아사망 사건을 사례로 제시했다.
신 공보이사는 "전북대병원 소아사망 사건 당시 해당 지자체의 책임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며 "전북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해당 지자체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응급의료 관련한 지자체의 법적인 책임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재난의료 관련해서도 지자체 분권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전국 및 광역 재난의료체계를 수립하는 한편, 재난거점병원 등 광역별 재난의료체계를 구축하고 각 지자체마다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의대 오범진 교수는 "재난의료의 경우 지역사업의 기반이 돼야 한다. 즉 지역에서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역을 구분하고 각 재난거점병원과 각 협력병원까지 지정해 지역적으로 완결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방 분권화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만, 응급의료의 지방 분권화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관련 사업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응급의료 분권화에 앞서 고려할 것이 있다. 권역응급센터, 외상센터, 심내혈관센터 등 어디까지 지자체의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지자체로 권한이 이관됐을 경우 각 지역 간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의 사전 해결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