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 함께 건강중국을 창조하자"
지난 1일 폐막한 '제78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 Autumn 2017) 현장 곳곳에서는 '新時代, 共創健康中國' 입간판과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을 집권 2기 중점사항으로 제시한 가운데 중장기적 '건강중국 2030'(Healthy China 2030) 플랜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해 8월 26일 중국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심의를 통과한 건강중국 2030 행동강령은 2030년까지 국민건강을 국가적 최우선 발전전략 목표로 정하고, 사회주의 현대화를 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도농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 한편 ▲아동 ▲노인 ▲여성 ▲장애인 ▲저소득 취약계층의 보건의료서비스 우선 확대를 주요 골자로 삼고 있다.
건강중국 2030은 중국 경제발전 방향이 양적 성장에서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의 질' 추구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보건의료서비스 확대와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정부가 국민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의료기기업계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의 반증으로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곤명(Kunming)에서 열린 CMEF Autumn 2017에서는 중국 로컬기업들의 미숙아·저체중아 집중치료 의료기기 '인큐베이터'(Incubator)를 대거 만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로컬기업 DAVID社 국내영업부 리페이 경리는 "중국은 산아 제한이 풀리면서 2명까지 출산이 가능해졌다"며 “때문에 고령 산모들이 둘째를 낳으면서 조산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DAVID社는 중국 내 인큐베이터시장 약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CE·FDA 인증을 획득해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지역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인큐베이터를 생산하는 중국 대형 로컬기업만 3곳 이상이 넘는다"며 "조산율 증가와 정부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정책에 따라 인큐베이터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중국 인큐베이터시장은 향후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우선 신생아 출생률 증가에서 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중국은 본격적으로 1980년부터 산아 제한 정책을 펼쳐 1명만 출산이 가능했다. 다만 노동력이 필요한 농촌의 경우 1984년부터 예외적으로 2명까지 출산을 허용했다.
이후 2016년 1월 1일부터 산아 제한 정책을 폐지해 2명까지 출산이 가능해졌다.
신생아 출생률과 함께 조산율 또한 높아지면서 인큐베이터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현재 37주 미만 신생아 조산율은 7%.
연간 16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하는데 이 가운데 7%에 해당하는 약 120만명이 조산아로 태어난다.
인구 대국답게 중국의 조산율은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건강중국 2030 플랜을 통해 임산부 사망률과 함께 영아 사망률을 낮춰 주요 지표를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영병원 증가와 자국 의료기기 사용 정책 또한 중국 인큐베이터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내 의료기관 수는 통상적으로 한국보다 약 10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국가의료위생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9월 기준 중국 의료기관은 ▲병원 2만7000곳 ▲공공위생부 3만5000곳 ▲저층의료위생기관 92만5000곳 ▲기타 3000곳 등 약 99만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병원은 공립병원 1만3304곳, 민영병원이 1만3600곳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공립병원은 줄고 민영병원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
2014년 9월과 2015년 9월을 비교해보면 1년 새 공립병원은 37곳이 감소한 반면 민영병원은 1637곳이 늘어났다.
따라서 산아 제한 정책이 풀리면서 신생아 출산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산부인과 민영병원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민영병원들은 중국 정부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 정책과 맞물려 고가의 외산보다는 ‘가성비’가 우수한 로컬기업들의 인큐베이터 제품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큐베이터 로컬기업 한 관계자는 “병원 입장에서는 드레가(Drager)와 같은 다국적기업의 고가 인큐베이터 도입을 꺼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로컬기업들의 제품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CT·MRI와 마찬가지로 인큐베이터 역시 다국적기업보다는 오히려 중국 로컬기업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산아 제한 폐지와 건강중국 2030 등 정부 정책에 따라 인큐베이터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