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의원
  • 개원가

|칼럼|"행복하지 않다면? 치열한 현장을 보라"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33)


메디칼타임즈
기사입력: 2017-11-14 11:01:48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33)

주위를 둘러보면 문을 닫는 병의원을 자주 보게 된다. 병원장이 암에 걸리거나 마약에 중독돼 폐업하는 경우, 의료사고로 병원이 문 닫게 되는 경우, 무리하게 병원을 확장해 강남에 갔는데 엔화가 올라 부도가 난 병원과 신용불량자가 된 의사, 환자는 많이 보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하루 아침에 귀가 안 들려서 폐업한 의사…별별 일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걱정 많은 내 성격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잠시한다.

다른 사람의 시행착오를 보면서 간접경험을 통해 교훈도 얻게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하는지도 궁금해서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다른 직업의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그 현장에 가 본다. 특히 여러 종류의 사업 설명회를 들으러 간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로 '세상은 전쟁터구나!'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요양병원이 경매로 나와 있는 곳에 몇 번 가 보았다. 열악한 환경에,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건물인데 몇 십억원에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내가 하는 산부인과의 위치나 시설은 정말로 엄청나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전문의 자격증과 내가 하고 있는 진료 형태는 돈으로 환산 안 되는 중요한 일인데, 가끔 내가 싫증을 내거나 하찮게 생각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반성을 하게 된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킬 수 있을 때 지키고,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곳에서 오랫동안 의원을 경영하니까, 단골손님이 생기고, 친해진 환자들이 나에게 다단계 강의를 들으러 오라고한 적이 있다. 내가 들은 다단계 강의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휴대전화, 건강보조식품, 생활필수품, 화장품, 플랫폼 비즈니스 등 정말로 많은 다단계 즉 네트워크가 있었다.

사람들이 권유하면 대부분 사고 회원 가입 후 몇 달간 지켜본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오류가 없는지, 사람들이 왜 모이는지, 돈은 벌 수 있는 구조인지,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를 관찰한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정말로 돈 벌기가 힘들구나!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고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터구나!'하는 생각이었다.

50세 전에는 의사로서 헌신하고, 소명의식을 갖고 멋있게 살려고 노력을 했다. 돈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이었고, 특히 의사가 돈을 밝히면 안 되고 돈과 무관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 했다. 청렴결백함을 강조하신 아버지 덕분이었다.

50세 심장 수술을 하고나니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넘고 100세 시대를 살려고 하니 경제적으로 준비가 하나도 안 된 것을 발견했다. 즉 나의 노동력이 없어지면 나는 '거지'였고, 당장 내가 아프면 나의 자식을 가르칠 능력이 되지 않았다.

나의 노동력이 없어진 후를 대비해야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병원 수입은 정해져있고, 진료로 수입을 더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진료가 끝나면 다른 업종의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특히 무점포, 무자본의 다단계 강의를 많이 들으러 다녔다.

그런데 이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무점포, 무자본이라고 하지만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해서 무슨 물건인가를 팔아야 하는데 나에게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안 하려고 의사가 되었는데, 다단계를 하니까 내가 '을'이 되어서 '갑'에게 설명을 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다. 3년 정도 다단계 강의를 듣고, 화장품을 사고, 건강보조식품을 사면서 많은 돈을 썼다. 시간도 많이 들였다.

이후 내가 내린 결론은 무슨 일이든지 올인(all in)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과 내가 하는 일이 정말로 값진 일이라는 것, 다단계로 성공을 하느니 의사로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이 있다면 조금만 나와서 세상을 보면 알게 된다. 내가 가진 불만이 얼마나 배부른 소리인지, 그리고 내가 하는 노력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알게 된다. 더 많은 노력을 하는데도 잘 되지 않는 직업들도 많다. 만약에 세상이 행복하지 않다면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의 세상을 들여다봐라.

특히 시장이나 종합병원 응급실이나 영안실에 가보면 내가 하는 고민이 얼마나 사치스러운지를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는지를 알게 되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매일 매일 나에게 오는 환자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비를 피할 집이 있고, 아이들이 건강하며, 내가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잠을 청한다. 내가 가진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노력하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댓글 10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더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