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분석 시즌입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한편으로 우울합니다. 십여 년 전 성과평가가 도입되어 이제 안정화됐나 싶어도, 방법론은 여전히 개선 중입니다.
A 지자체 사례입니다. 기업지원 정책이 바이오, 헬스케어, ICT 등 업종별로 구분되나보니 한 개 기업이 다수 지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복 지원 평가는 없습니다. 성과의 과대포장은 불보듯 뻔합니다.
A 지자체의 올해 지원기업 성과는 좋습니다. 실제로 작년보다 향상되었습니다. 그러나 방법론이 정교해지면 실적은 오히려 떨어져 보일 겁니다.
개선방향은 명확합니다. 본 사업을 진행한 과거 3년간의 실적 모두를 되돌리는 겁니다.
B 기타공공기관 사례입니다. 지난 4년 R&D 예산이 2천억 원을 넘습니다. 외부기관에 의한 사업평가가 올해 처음이라 다소 의외입니다. 중장기 사업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내부 관리지표가 모두 단기성과이고 결과지표입니다. 당해 결과가 도출된다는 관리의 편의성 이외에 장점은 없어 보입니다.
5년이면 사업으로 인한 내외부 파급효과를 측정할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단계별 성과를 정의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사업을 기획하고 지자체별 지부가 정책을 수행하는 C 준정부기관 사례입니다. 본사의 관심은 진행 중인 많은 사업이 각 지역에서 어떤 성과를 보이는 지로 귀결됩니다. 전년 대비 올해 향상 정도를 보되, 사업간 비교는 성과분석의 기본일 것입니다.
그런데 조직이 크고, 사업도 많고, 중간 관리자의 역량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성과를 수평비교하기 여의치 않습니다. 다수의 유사 사업임에도 지표가 서로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지역과 대상이 동일한데도 구분 기준이 서로 다르기도 합니다.
기준에 대한 명확한 논의 없이 시작된 사업별 평가 결과는 항상 유사하게 마무리되곤 합니다. 납득할 이유와 함께, 질적으로는 하향 평준화되는 것입니다.
개인이 실패하면 경험으로 남지만 조직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경영진단(기관 전반의 경영분석)과 성과분석(사업 단위별 평가)이 적절히 배분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속가능한 성과 향상에 대해 고민할 때입니다.
고주형 대표는 코넬대학교(미국 뉴욕), 대학원에서 보건의료정책·의료경영학 석사(M.H.A.)를 취득했으며, 美공인회계사이다.
미국 FTI Consulting Inc.의 FTI Healthcare과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헬스케어 경영컨설팅회사 캡스톤브릿지의 대표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국내외 병원, 연구소를 비롯한 바이오·헬스케어 기관의 성장전략과 실용화 방안 자문을 업으로 삼고 있다. 저서로 <의대 본과생에게(What they didn’t teach you in med school, 2015, 고주형)>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