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려서부터 동정심이 많아 길가다 적선을 구하는 분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때론 가던 길을 돌아와서 동전이라도 넣어드리곤 했습니다. 중학교때인가 저의 그런 행동을 본 친구들이 한마디씩 하더군요.
"야, 저 사람들 알고 보면 부자들도 많대", "줘 봐야 소용 없어. 왕초한테 다 뺏긴대."
그때는 잘 대답하지 못했습니다만, 고등학교쯤 되었을 땐 그런 말을 들으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열 사람 중에서 한둘이라도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면 내가 준 조그만 돈이라도 힘이 되지 않을까?"
저는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을 '긍정적 착각'이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잘 지킨 교통신호가 사망사고를 줄이고, 우리 가족의 분리수거가 지구 환경을 지킨다는 겁니다. 반면 '나 하나쯤이야 어때'하는 '부정적 확신'은 세상을 어둡게 하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물론 긍정적 착각이 항상 기대했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때론 기대 외의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요. 역사적으로도 긍정적 착각이 큰 성공을 거두게 한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구의 반대편으로 항해하면 인도에 도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해주었던 것처럼.
요즘 의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당혹스러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문재인케어'가 건강보험 재정의 파탄을 비롯하여 의사들의 소신 진료를 저해하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려 결국 국민 건강에 큰 위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정부나 국회의 잘못된 의료 정책이 의료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의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며 나아가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일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지레 낙담하거나 제대로 맞서보지 못하고 포기한 결과, 지금 대한민국의 의료가 허울만 좋은 빈껍데기 제도로 전락했다고 봅니다.
이제 우리는 실패한 방관자가 될 건지 아니면 세상을 바꾸는 개척자가 될 것인지 기로에 서있습니다. '반대한다고 막을 수 있겠나'하는 부정적 확신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 착각이 필요합니다.
위기 앞에서 피하기보다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설령 이번에 실패하더라도 다음번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2월 10일 오후1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입니다.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