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누가 참여하겠나."
정부가 환자 이송체계 개선을 위해 야간에도 닥터헬기가 운영될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간에까지 닥터헬기를 운영할 만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16일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청와대 홈페이지(www1.president.go.kr/petitions)를 통해 내 놓은 바 있다.
이날 박능후 장관은 청와대 홈페이지 동영상 답변을 통해 야간에도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하도록 닥터헬기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소방헬기와 권역외상센터 연계 체계를 마련해 중증외상센터 이송체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황.
우선적으로 이·착륙장을 갖춘 병원과 병원 간 야간 닥터헬기 운영체계를 갖춰나가는 것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닥터헬기의 경우 복지부와 헬기 운송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2011년 가천대 길병원과 목포한국병원을 시작으로 원주세브란스병원, 안동병원, 단국대병원, 원광대병원 등 6개 지역에 배치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현실적으로 야간에까지 닥터헬기를 운영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수도권 A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현재 인프라 상으로는 야간의 닥터헬기 운영은 불가능하다"며 "소방헬기의 경우도 산불 등 긴급 상황에서나 운영이 가능한데 닥터헬기는 가능하겠나. 또한 야간에 자신 있게 헬기를 조종할 파일럿을 얼마나 되겠나"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착륙장을 확실하게 갖춰 놓은 일부 권역응급의료센터 간의 응급이송은 체계를 갖추면 가능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처럼 운영되고 있는 닥터헬기를 그대로 야간에까지 적용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현재 닥터헬기 운영을 위한 인계점 지역의 경우 야간에 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야간에까지 닥터헬기를 운영하려면 의료인력 채용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닥터헬기 운영 지방 B상급종합병원 교수는 "현재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교대로 닥터헬기에 탑승하게 되는데 야간까지 하게 된다면 파일럿도 문제지만 의료 인력의 추가채용이 문제"라며 "국가에서 추가로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도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참여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야간의 닥터헬기 운영의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닥터헬기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일본의 경우도 야간에 닥터헬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야간에까지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할 정도.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관계자는 "야간에까지 닥터헬기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미국의 경우가 유일한 사례인데 운영상의 사고를 무시하지 못한다. 일단 올해 구체적으로 닥터헬기를 야간에까지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