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환자에게 과다하게 받은 임의비급여 진료비. 건강보험공단은 병원을 대신해 환자들에게 과다 본인부담금을 돌려주고 그 부분을 요양급여비에서 공제했다.
그런데 건보공단이 환자에게 돌려준 금액, 즉 공제한 요양급여비 중에는 병원이 적법하게 받아야 할 본인부담금이 포함돼 있었다. 이 경우 적법한 진료비는 병원이 다시 환자에게 받아야 할까.
법원은 공제한 금액 중 본인부담금을 적법하게 받아야 할 금액에 대해서는 건보공단이 병원에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병원이 환자에게 돌려받으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김정중)는 최근 서울 A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B학교법인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지급청구의 소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백혈병, 골수이형성증후군 등 혈액질환자 63명은 A병원에 지급한 본인부담금 약 7억원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확인을 요청했다.
심평원은 환자들이 낸 본인부담금이 과하다고 판단했으며, 법원은 A병원이 받은 본인부담금 중 진료지원과 진료에 대해 선택진료비를 받은 부분만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 비용은 1억6846만원이었다.
건보공단은 정당한 본인부담금에 대해 A병원이 환자에게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은 "(공단이)환자에게 돌려준 본인부담금 중 병원이 정당하게 지급받을 수 있는 본인부담금은 (공단이)그 비용을 환자에게 돌려받아 A병원에 반환할 의무가 없다"며 "병원이 환자와 진료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환자에게 직접 청구해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각 공제로 소멸했던 여의도 성모병원의 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 지급채권 중 위 부분은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각 공제 효력이 일부 상실됨에 따라 병원 측의 요양급여비 청구권이 되살아 났고, 병원이 (공단에)급여비 지급을 구하는 것"이라며 "건보공단이 환자에게 지급한 본인부담금을 반환하라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건보공단은 법원 판결을 받아들이고 항소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