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의 경구용 자궁근종 치료제 '이니시아정'(성분명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 서한을 받으면서 처방이 위축될 위기에 놓였다.
신풍제약이 수입, 판매하는 '이니시아정'은, 주사제만 있던 국내 자궁근종 치료제 시장에 유일한 먹는 약으로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이니시아정'의 매출액은 2015년 37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듬해에는 5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신풍제약에 따르면 2017년에는 월 매출 5억원을 달성했으며, 같은해 1분기에만 17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처방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의료진 "처방 위축될 것", '이니시아정' 상승세 꺾이나
이런 '이니시아정'의 상승세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지난 23일 식약처는 자궁근종 치료목적으로 울리프리스탈 제제를 복용하는 중 매달 최소 1회 간기능 검사를 실시하고, 복용 중단 후 2∼4주 이내 추가검사를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울리프리스탈 제제가 간손상·간부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에 따른 것으로, 국내에서 울리프리스탈 제제는 신풍제약의 '이니시아정'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번 안전성 서한은 사실상 '이니시아정'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 의료진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는 '안전성 서한' 자체에 대한 거부감에 따라 처방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배덕수 전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은 "처방 경험에 비쳐볼 때 간과 관련해 이니시아정의 심각한 부작용은 지금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에서 안전성 서한이 나오면 의료진 입장에선 처방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가검사에 따른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배덕수 전 이사장은 "안전성 서한에 따르면 이니시아정을 복용하면서 매달 최소 1회 간기능 검사를 비롯해 복용 중단 후에도 추가검사를 해야 한다"며 "검사를 진행하게 되면 환자들은 치료비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출시한 자궁근종 치료제 중 경구약으로는 이니시아정의 대체제가 없지만 주사제는 있다"고 덧붙였다.
"경구약 3개월간 매일 복용, 한달에 한번 주사제가 더 편해"
신풍제약의 '이니시아정'이 비록 경구약이긴 하지만 3개월동안 매일 복용한다는 점에서 월 1회 투여하는 주사제보다 편의성이 앞서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이룸여성의원 최종렬 원장(전 부산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자궁근종을 치료할 때 일반적으로 GnRHa(GnRH 아고니스트) 계열의 약물을 한달에 1회 주사 투여한다"며 "오래 먹는 약은 환자들이 안 먹는 경우도 있어서 잘 안 쓴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3개월동안 매일 먹으라고 하면 환자 입장에서 쉽지 않다"며 "경구약인 이니시아정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전성 서한에서 밝힌 '이니시아정' 복용에 따른 추가검사 역시 환자들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내다봤다.
그는 "추가검사를 하게 되면 환자들 입장에선 진료비 부담도 늘지만 일단 귀찮아진다"며 "약은 효과가 우선이고 환자가 편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현재 국내에서 이니시아정 사용에 따른 심각한 간손상 사례는 보고된 바 없으나, 부작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제품 '사용 시 주의사항'에도 해당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해당제제를 복용하는 동안 구역, 구토, 상복부 통증, 식욕부진, 무력감, 황달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사·약사와 상담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