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4월 말 투쟁론을 사실화하면서 의료계에서도 큰 혼란이 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운명이 결정되는 22일 정기대의원총회 날에 집단 투쟁을 진행한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방향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
의협 A대의원은 "22일 정기대의원총회가 잡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날 집단 투쟁에 나선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혼란스럽다"며 "그날 비대위의 거취가 결정되는 것으로 아는데 비대위의 방향성이 이미 결정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러한 혼란은 최대집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열고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고시 강행에 대응하기 위해 4월말 집단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최 당선인은 22일 혹은 27일이나 29일 집단 투쟁을 계획중이며 지금까지 없었던 강경한 투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날짜들이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굵직한 행사들이 잡혀있는 날이라는 점이다.
22일은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가 예정된 날이며 27일은 10년만에 재개되는 남북회담 날짜.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어떻게 이러한 날짜가 나오게 된 것인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의협 B이사는 "22일 정기총회를 통해 비대위의 존속 여부가 결정되는데 그날 집단 투쟁에 나서는 것이 가능한지조차 의문"이라며 "오전에 투쟁을 하고 오후에 총회를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집행부조차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럴 가능성은 낮겠지만 만약 22일 총회에서 비대위 해체가 결정되면 27일, 29일 투쟁은 사실상 운영 주체가 없게 되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27일은 남북회담 날짜인데 정부, 국민과 정말 사생결단을 낼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날 집단 투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이러한 계획을 의협 비대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단 투쟁을 이끌어야 할 비대위 내부에서도 이러한 계획이 아직 합의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의협 비대위 C위원은 "22일 전국 의사 궐기대회를 잠정 예정한 적은 있지만 27일과 29일은 나도 보도를 통해 전해들었다"며 "2차 전국 의사 궐기대회 이외 문제는 비대위에서도 논의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4월 초 비대위 전체회의가 있는 만큼 그 자리에서 논의가 될지는 모르겠다"며 "지금까지는 나도 언제 어떻게 투쟁이 진행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최대집 당선인은 투쟁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투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충분하고 의지도 충만한 만큼 언제 어느때라도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
최대집 당선인은 "그 어느때보다 회원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고 투쟁의 필요성과 의지도 충만한 상황"이라며 "이미 대정부 투쟁을 위한 전략과 전술이 머리 속에 들어있는 만큼 날짜는 중요치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