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외과계 상담료 시범사업을 검토하자 관련 의사회들이 서둘러 질환 선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원가 이하의 수술 수가 등을 메울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교육상담료를 받을 수 있는 질환을 선정하는데 한창인 것.
외과계의사회 협의체 김동석 회장은 9일 "각 외과계 의사회는 교육상담료를 적용할 수 있는 질환 선정 작업과 함께 프로토콜 개발도 함께하고 있다"며 "무작정 특정 질환 수술에는 교육상담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게 아니라 환자에게 어떤 구조화된 교육을 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상담료가 필요한 질환에 대한 수술 전후 교육시간이나 내용, 횟수 등에 대한 프로토콜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제안"이라며 "설명의 표준화가 곤란하다면 심층상담을 하기 위한 콘텐츠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큰 틀을 적용해 산부인과는 교육상담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자궁이나 자궁부속기 종양, 질 출혈, 고위험군 분만, 자궁내막증, 폐경기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수장이기도 한 김동석 회장은 "자궁근종처럼 자궁이나 자궁부속기에 혹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담이 필요하다"며 "폐경기도 내과계 만성질환처럼 꾸준한 상담과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기철 보험부회장도 "산부인과는 분만이 가장 다빈도 질환이기 때문에 빠질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이 밖에도 만성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다낭성난포질환(PCO), 자궁내막증 등 다빈도 질환 위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표피낭, 지방종, 방아쇠수지 수술 등을 교육상담료 필요 질환으로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다 치핵·치열·치루 같은 양성항문질환 추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양성항문질환은 포괄수가제로 묶여 있기 때문에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 대상 질환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보험위원회를 중심으로 질환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비뇨기과의사회도 1차 의원에서 제일 흔한 질환을 중심으로 최종 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 수술 전후 상담료에는 요로결석, 전립선비대증, 요도협착을 외과계 만성질환은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배뇨장애 등을 포함시켰다.
대한흉부외과의사회는 개원가에서 주로 하고 있는 정맥류, 다한증 등을 교육상담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꼽고 있다.
흉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외과 현장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수가 때문에 성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단순봉합술만 봐도 수가는 1만원이 채 안 되는데 실, 소독 등 비용이 보다 더 많이 투입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원급에서도 제대로 된 외과적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상담료를 비롯해 다양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며 "환자 생명과 직결된 진료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안보다 수가가 제대로 책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