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장은 최근 환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야간 진료 후 처방전을 들고 달빛약국을 찾아갔지만 문을 닫아 당혹스럽다는 내용이다. 해당 병원장은 달빛약국의 사정을 듣고 상황을 이해했으나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이는 수도권 지역 한 달빛어린이병원에서 최근 발생한 사례이다.
달빛약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복지부는 늦은 밤 아픈 아이 치료를 위해 지정된 달빛어린이병원 및 달빛약국을 2014년 도입. 운영 중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 경증환자의 불가피한 야간 응급실 이용 불편 해소와 응급실 과밀화 경감을 목적으로 해당 지자체가 달빛어린이병원 및 달빛약국을 매칭해 신청하면, 복지부가 승인해주는 방식이다.
5월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은 전국 23개소 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달빛약국은 병원별 1~3개 정도 매칭 운영 중이다.
앞에 사례를 든 달빛어린이병원의 경우, 달빛약국이 1개소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부터 적용 중인 야간진료관리료와 야간조제관리료이다.
복지부는 2017년 1월부터 달빛어린이병원의 야간진료에 소아 야간진료관리료로 환자 당 진료비 평균 9610원을 가산하고 있다.
약국의 경우, 야간조제관리료 환자 당 2180원 수준이다.
해당 달빛약국이 수시로 문을 닫은 것은 인근 약국의 야간 운영이 늘어나면서 시작됐다.
달빛어린이병원 진료를 마친 소아 보호자들이 달빛약국보다 인근 약국의 약값 본인부담이 저렴하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인근 약국도 환자들에게 달빛약국보다 약제비가 저렴하다는 것을 홍보하면서 달빛약국을 향한 환자들의 발길이 현격히 감소했다.
해당 달빛약국 약사는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지난해 야간진료조제료 시행 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수가 가산 이후 인근 약국이 갑자기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면서 환자 발길이 끊겼다"면서 "인근 약국이 밤늦게 문을 열어도 제재할 방법도 없고, 같이 달빛약국을 하자고 해도 힘들다는 이유를 대면서도 밤늦게까지 문은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빛약국으로 지정돼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으나 환자가 사라지면서 추가 약사를 고용할 경영여건도 안되고, 야간 약국 운영으로 몸은 망가지고 있다. 체력에 한계를 느껴 약국 문을 닫은 상황이 빈번해졌다. 달빛약국 지정이 더 이상 아무런 메리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달빛약국과 매칭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은 불안한 상황이다.
수시로 약국 문을 닫으면 야간에 처방받은 환자들의 민원과 함께 지자체에서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자체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장은 "야간조제관리료 때문에 인근 약국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정부와 지자체가 늦은 밤까지 근무하는 의료현장 애로사항을 인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도 달빛약국 문제 발생은 생각하지 못했던 사항이다.
응급의료과(과장 박재찬) 관계자는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놓고 의료계 내부 갈등을 주목했지만 달빛약국 문제가 발생할지 몰랐다"면서 "야간조제관리료 시행 후 인근약국에서 밤늦게 까지 문을 여는 것은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달빛약국이 개인적 사유로 문을 닫을 경우 해당 지자체에 일주일 전 통보해야 한다. 이유가 어떻듯 수시로 문을 닫는다면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만큼 매칭된 달빛어린이병원과 달빛약국 지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상고로 대법원까지 간 소아청소년과의사회와 정부 간 갈등관계에 놓인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이 야간조제관리료 수가로 달빛약국이 하나 둘 사라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치닫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