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공급자 단체들과의 수가협상 상견례에서 제기한 '적정수가'의 개념을 직접 설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른바 '원가 +a'를 전제로 한 적정수가라고 해서 무작정 공급자인 의료계에 퍼주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보공단 이익희 기획상임이사는 지난 15일 원주 혁신도시 본원에서 출입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를 통해 김용익 이사장이 내놓은 '적정수가' 개념을 설명했다.
이익희 기획이사는 "적정수가라는 것이 이른바 '원가+a'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많다"며 "일각에서는 무작정 수가를 퍼주거나 인상시킨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기획이사는 "수가협상은 공급자에 대한 적정한 보상과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적정부담의 균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각자의 기대와 책임의 균형점을 함께 찾아가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은 '적정수가의 개념'이라는 문건을 제시했다.
건보공단이 제시한 적정수가는 '저수가도 고수가도 아닌 적정 이윤이 있는 수가로, 각 수가 항목의 이윤 폭이 균일하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문건은 김용익 이사장이 직접 작성해 내부에서 공유된 뒤 기자들에게 제공됐다는 것이 건보공단 측의 설명이다. 결국 김용익 이사장이 내린 적정수가의 기본 원칙인 셈이다.
실제로 김용익 이사장은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 특강 자리에서 이러한 적정수가 개념을 밝힌 바 있다.
김용익 이사장은 지난 3월 병원협회 조찬세미나 특강에 나서 "문재인 케어가 추구하는 바는 건강보험 진료만으로 병의원을 경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원가 +a' 수준의 수가 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반대로 비급여를 집중적으로 하던 의료기관은 당연히 문재인 케어를 실시하면 손해를 보는 결과가 낳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원가 +a'의 수가를 적용하고, 각 수가간의 평등한 구조를 만들면 이러한 비급여로 인한 왜곡된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며 "어떤 진료를 하든지 이윤폭을 같게 한다면 의사들도 경제적인 고려 없이 환자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왜곡된 구조도 바로 잡혀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병원과 전문과목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김용익 이사장의 적정수가 주장에 의료계는 수가협상에서 이 같은 점이 강조돼 새로운 형태의 부대조건에 제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건보공단은 전면적으로 수가제도를 개선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김용익 이사장이 제시한 적정수가의 개념을 적용하면 각각의 의료행위의 이윤폭을 균등하기 하기 위한 조치가 수가협상에서 제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수술이나 처치 혹은 전문과목 상 외과계열의 수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러한 수가를 상향해 각 의료행위의 이윤폭을 맞추려는 작업을 수가협상을 통해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