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 임신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를 통한 올바른 임신 정보의 습득이 필요하다는 설문결과가 주목된다.
임신 계획 단계나 유지기간 중 가장 걱정하는 부분으로 '기형아 출산 가능성 및 태아의 건강'을 꼽았지만, 정작 필요한 의료 정보를 의료전문가보다 주변 지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오는 21일 '부부의 날'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월 17일부터 4월 23일까지 본인 및 배우자가 현재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20~49세 기혼남녀 총 400명 대상(여성 200명, 남성 200명)으로 바이엘코리아와 리서치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공동 실시했다.
"태아 선천성 신경관 결손 인지율 부부 인지율 절반에도 못미쳐"
실제 임신 계획 및 유지 과정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는 '기형아 출산 가능성 등 태아의 건강(32%)'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특히 해당 답변의 응답률은 20대 28.4%, 30대 30.6%, 40대 45.5%로 연령이 올라가면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것.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선천성 질환의 인지율은 저조했다. 이를 테면 선천성 장애의 약 25%를 차지하는 5대 중증 선천성 장애인 태아 신경관 결손에 인지율은 여성 43%(86명), 남성 26.5%(53명)로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다.
더불어 임신과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로 의료전문가보다 주변 지인에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도 문제다.
여성과 남성 모두 '출산 경험이 있는 주변 지인'에 응답한 비율이 여성 66.1%, 남성 61.8%로, '의사 등 전문가'에 응답 비율(여성 32.7%, 남성 37.6%)보다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희진 교수는 "최근 선천성 기형아의 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태아 신경관 결손에 대한 인지율은 매우 낮은 편이며, 임신 계획 단계부터 엽산 섭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아 신경관 결손 예방을 위해 최소 임신 3개월 전부터 0.4~0.8mg 엽산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며, 엽산만 복용하는 것보다 엽산의 체내 대사를 돕는 비타민 B군을 함께 복용할 수 있는 멀티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초혼 연령 높아지면서 고령 임신 증가세…배우자 공감대↓
한편 이번 설문 결과에서 여성들의 정서적인 만족도도 연령대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대의 경우 81.1%가 배우자의 태도에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30대 70.8%, 40대 54.5%로 배우자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 및 임신 계획 여성의 배우자 만족도 또한 54.8%로 40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임신 계획 및 유지 과정에서 배우자와 태아를 위해 충분히 노력할 수 없었던 이유로 '가정을 위한 경제 활동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46.5%)'를 가장 들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44.2%)' '임신 과정에서 남자보다는 여자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생각해서(18.6%)' '바쁜 스케줄로 인해 시간이 부족해서(18.6%)' 등을 꼽았다.
박희진 교수는 "고령 임신부의 경우에는 임신중독증이나 고혈압성 질환, 당뇨 등 질환을 겪기 쉽고, 기형아 출산 등에 대한 우려로 부담도 높아져 배우자 비롯해 주변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부부간 임신 계획 및 유지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공감대 형성으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