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에서 추후 당뇨 발생이 많게는 5배 이상 증가한다는 대규모 장기 추적결과가 나오면서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또 10년에 걸쳐 진행된 해당 코호트 분석 자료가, 50만여 명이 참여한 한국인 대상 결과였다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성균관의대 조주희 교수(삼성서울병원)팀이 발표한 이번 대규모 코호트 관찰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JAMA Oncology 6월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9개 암종에서 당뇨병 발생과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
추적관찰이 시행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암 진행과 관련된 당뇨 발생 위험은 35%가 늘었다.
특히 췌장암 진단 환자에선 당뇨 발생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외 신장암종 2.06배, 간암 1.95배, 담당암 1.79배, 폐암 1.74배, 혈액암 1.61배, 유방암 1.60배, 위암 1.35배, 갑상선암 1.33배 등 순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다양한 연구들에서 당뇨가 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언급되는 한편 암 관련 사망률에 주요 예측인자로도 꼽힌다"면서 "췌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에서 그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러한 환자들에서는 당뇨 스크리닝 검사를 정기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10년 추적 "국민건강보험 52만4000여명 코호트 결과지"
앞선 연구들에서도 암과 당뇨 사이의 연관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연구 모집단의 규모가 작다거나, 당뇨의 위험인자로 거론되는 비만이나 신체활동, 흡연여부 등이 분석에서 배제되며 결과 해석에 제한이 따랐던 것.
또 이러한 결과물 다수가 특정 암종에 국한됐다는 것도 한계였다.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에 등록된 52만4089명(20세~70세까지)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친 추적 관찰을 진행한 조 교수팀의 연구는 이목을 끌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당뇨가 발생한 2만6610명의 사례 중 834명이 암 진행 이후 당뇨가 발생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조 교수는 "암 진단 이후 추적관찰 2년차에서 당뇨 발생이 가장 높았던 것은 스테로이드나 항암화학요법과 같은 항암치료의 독성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말기 암단계에 보여지는 전신쇄약반응(악액질)이 인슐린 저항성이나 내당능장애, 당뇨 발생과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