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을 쌓기 위한 방식으로 '공부'를 해보자는 구의사회의 실험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의사회는 최근 골프, 테니스, 등산, 탁구 등 취미 활동에 중점을 두는 동호회 대신 개원 경영과 직결되는 비만을 공부하기 위한 연구회를 만들었다.
이인수 회장은 "의사 단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구의사회에서 소통은 시작된다"며 "야구장 관람, 등산대회, 영화관람 등 다양한 소통 방안을 실행해봤는데 참여를 활발하게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친목도 도모하면서 의원 경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했다"며 "최근 비만약이 새로 나와 의사들의 관심도 높은 데다가 비만 치료는 진료과에 큰 구애 안 받는 분야라서 연구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달 11일 첫 모임을 가진 구로구의사회 '비만연구회'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의사회원은 20명을 넘어섰다. 회장은 한양정형외과내과 김현수 원장이 맡기로 했다.
구로구의사회는 동호회 회원이 20명을 넘어가면 1년에 1회에 한해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비만연구회는 구성이 되자마자 지원비를 받게 됐다.
이인수 회장은 "한 번도 구의사회 행사에 나오지 않았던 의사회원들도 참석했다"며 "교류를 통해 비만에 대해 공부하고 필요하면 관련 약도 공동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렇게 공부를 하다 보면 의사들의 비만치료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며 "구로구가 비만 치료를 잘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날이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비만연구회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모여서 비만 관련 연수강좌를 비롯해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타 지역구 의사들에게도 교육 프로그램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비만연구회가 성공적으로 활성화된다면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개원가에서 진료과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질환으로 확대해 연구회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수액치료, 도수치료 연구회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연구회가 활성화되면 인근 지역구와 연계해 관련 학술대회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험이나 실력이 쌓인다는 것을 실감한다면 연구회는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