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제약계의 경영 리스크가 제약바이오 섹터의 불확실성 증대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식 회계 논란뿐 아니라 횡령·배임, 주가 조작 혐의, 불성실 공시 등이 한 데 겹치면서 심리적인 위축에 따라 제약/바이오업종의 투심이 가라앉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전자진단제품 전문업체 파나진은 박준곤 전 각자 대표이사의 배임 혐의에 대한 상고 기각 내용을 공시했다.
박준곤 전 이사는 운영하던 중국 회사에 12억 8천만원 가량의 자금을 임의로 송금한 혐의로 2015년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를 받고 항소했다.
이에 법원은 올해 6월 배임죄에서의 임무위배행위와 경영판단의 원칙, 이득액 산정, 재산상 손해의 발생, 고의, 불법이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 하거나 채증법칙 위반, 이유모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
경남제약도 경영 윤리 및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경남제약은 주가 부양 등을 목적으로 가공 거래를 통해 매출액 및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공사비를 부풀려 유형자산을 과대계상함으로써 허위매출채권을 정리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경남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해제' 공시를 번복해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게 주요 이유다.
현재 경남제약은 주식 매매가 중지된 상황이다.
바이오기업 네이처셀 역시 주가 조작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본사 압수수색을 당했다.
네이처셀의 주가는 지난해 7월 최저가인 4900원에서 올해 3월 6만 4600원으로 최고가를 찍어 13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 출시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지만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건부 품목허가를 반려하면서 22일 기준 주가는 1만 7500원으로 주저앉았다.
펀더멘털 측면이 아닌 경영 리스크 문제가 부각되면서 제약 지수도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6월 18일 코스닥 제약 지수가 4% 넘게 하락,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19일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제약지수가 각각 5.8%와 3.8%씩 급락해 시장을 패닉상태에 빠뜨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제약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임상 모멘텀이 많아 심리적인 요인이 주가에 많이 반영된다"며 "반대로 말하자면 펀더멘털의 변동없이도 심리에 따라 주가가 하락,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제약업종의 하락은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한 부분이 커 보인다"며 "회계 논란 등 이슈가 단기간에 끝나진 않겠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주로 제약계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