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선을 그은 의원급 수가가 2.7% 인상으로 확정되면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예고한대로 1~2% 수가 인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무덤덤한 반응이지만 회원들에게서는 안타까움과 응원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인상율을 2.7%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의원급 초진료는 1만 5310원에서 1만 5710원으로 400원 인상된다.
앞서 수가협상에서 건강보험공단은 의원급 수가 인상률로 최종 2.7%를 제시한 바 있지만 의협은 7.5%라는 목표 인상률을 제시하며 맞선 바 있다.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던 끝에 의협은 이같은 수치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하는 초강수를 던지며 갈등이 일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각을 세운 의협에 페널티가 내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의협이 참여하지 않은 건정심에서도 이같은 최종 제시안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같은 인상률에 회원들의 반응응 제각각으로 나눠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병협의 인상률을 언급하며 수가 인상폭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내보이고 있는 상황. 과거보다 인상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사실 의사궐기대회 등을 통해 의료계의 힘을 보여줬고 정부에서도 의협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인 만큼 조금만 여지를 남겨줬다면 4~5%까지는 인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 예로 병협은 문 케어 저지 등의 명분은 유지한 상태에서 과거에 비해 크게 오른 인상률을 받아들지 않았느냐"며 "조금은 치사할 수 있지만 받을 것을 받고 투쟁할땐 투쟁하는 방안도 실리적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조한 인상률을 받아들더라도 비굴하게 수가인상을 읍소하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 어느때보다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상황에서 굳이 정부에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투쟁 동력을 약화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B시도의사회장은 "지금 의료계는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있는데 수가 몇 %를 더 받아내겠다고 정부에 고개를 숙이고 투쟁동력을 약화시킬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이 분노를 바탕으로 투쟁 의지를 더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당초 예고했던 대로 수가 인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덤덤한 입장이다.
이미 밝힌 대로 수가협상은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갖지 못한다는 의견.
의협 관계자는 "이미 정부가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수가협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 그에 맞춰 수가협상에 임해왔다"며 "역시나 정부는 2%대의 인상률을 제시하며 의료계를 우롱했고 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인 만큼 건정심의 결정에 일희일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집 회장도 이번 수가협상에 의의를 두기 보다는 보다 큰 틀의 수가 정상화 방안에 힘을 쏟겠다는 반응이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비롯해 의료계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에 맞서 싸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당장의 수가인상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견. 그렇게 더 큰 틀에서 성과를 가져온다면 회원들도 이를 이해하고 믿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최 회장은 "지금 의료계에 필요한 것은 당장의 1~2%의 수가 이상이 아니라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막고 심사체계를 개편하며 수가를 정상화시켜 최선의 진료 환경을 보장받는 것"이라며 "수가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지금의 저수가 체제를 완전히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실 이는 정부가 먼저 제시해야 하는 부분인데도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는 것인 만큼 만약 진정성 있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의료계의 강한 분노와 투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