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질 높은 의료서비스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건강 수준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고령화와 각종 환경 변화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존재하고, 예기치 못한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여전히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 닥쳤을 때, 의료비 부담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큰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든든한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989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필요한 서비스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습니다. 특히, ’05년 건강보험 중기 보장성 강화 계획(’05~’08)을 최초로 수립한 이래 세 차례에 걸쳐 보장성 강화 대책을 수립·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76.1%(’10년) → 80.3%(’16년)로 크게 상승하는 등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건강보험 보장률은 60%수준으로 최근 10년간 정체를 보이고 있고, 특정 질환만을 중심으로 편중된 보장성 강화대책을 추진해 왔으며, 재난적 의료비 발생 가구 비율도 증가하는 등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존재합니다.
2017년 8월 9일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특정 질환 중심이 아니라 전체 질환 중심으로 보장성을 강화하고,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을 방지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대책 발표 이후 1년간 굵직한 과제들을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중증치매 본인부담 인하, 치매진단 신경인지검사 건강보험 적용, 노인 틀니·15세 이하 아동 입원진료비· 18세 이하 치아홈메우기 본인부담률 인하와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 등 노인·아동·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본인부담 완화를 집중 추진하였습니다.
2018년에는 1월부터 선택진료비 부담을 전면 해소하고 본인부담상한제 개선, 재난적의료비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제도화하였으며, 4월부터 상복부(간·담낭·비장·췌장) 초음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주요 과제들을 일정대로 추진하였습니다. 또한, 올해 7월부터는 상급병실(종합병원 이상 2·3인실)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65세 이상 치과 임플란트 본인부담률 인하, 장애인 보장구(욕창예방방석, 이동식 전동리프트)의 건강보험 대상자가 확대됩니다.
보장성 강화 대책의 또 다른 축은 비급여 중심 의료의 정상화입니다. 비급여의 급여화 추진과 함께 적정 수가 보상을 통해 급여 중심의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의료서비스 영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한편, 인적자원 투입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기조 하에 중환자실, 권역외상센터, 감염예방관리 및 환자안전 등의 수가 개선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와 함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방지 등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방안 마련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러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은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1년 성과평가' 조사에서도 82.65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의료비 경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가 크지만,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미흡하였던 것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추진될 보장성 강화 대책의 로드맵 마련을 위해서는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그간 중단되었던 의정 실무협의체가 다시 시작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협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면서도 건강보험 중심의 의료를 확립하는 것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국민이 신뢰하는 의료, 의료인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적정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것이 바로 의료영역에서 포용적 복지 국가를 실현하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메디칼타임즈가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 자리 매김한지 15년이 된 것을 축하드리면서, 앞으로도 정부와 의료현장의 소통에 메디칼타임즈가 함께 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