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병·의원에 따르면 유럽발 고혈압 약재인 '발사르탄' 발암물질 논란으로 불안감에 휩싸인 환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최근 식약처가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일부 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조치에 나서면서 고혈압 환자들이 자신이 처방받은 약은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발사르탄 관련 약재를 처방해온 A대학병원은 해당 약재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분주한 상황이다. 특히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은 장기처방이 많아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해당 약재를 처방하지 않았던 병·의원도 쏟아지는 환자들의 문의에 대응하느라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침부터 환자들의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진료실 앞에 안내문을 부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병동은 물론 외래 처방리스트에도 발사르탄 관련 품목은 없어 문제될 게 없지만 불안한 환자들의 문의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
이번에 논란이 된 부분은 중국산 발사르탄 약재로 제조과정에서 불순물이 끼어들면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지만 환자들은 모든 고혈압 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수도권 내과 개원의는 "안그래도 혈압약 복용률이 낮은데 이번 사태로 약 복용률이 더 낮아지는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라면서 "혈압약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는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대체약이 워낙 많아 처방을 바꾸면 문제될 게 없지만 기존에 처방된 약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혹은 환자들의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때 아닌 발사르탄 발암물질 논란에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일 유럽의약품안전청은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해당 제품을 회수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식약처도 즉각 대처에 나섰다.
식약처는 지난 6일 즉각 219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가 7일 오전, 발사르탄이 함유되지 않은 91품목은 판매중지를 해제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문제가 되는 125품목에 대해선 약제급여를 중지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측은 "식약처가 통보한 의약품 중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의약품(125품목)에 대해 건강보험 약제급여를 오늘자(9일) 진료 분부터 잠정 중지했다"며 "추후 식약처 확인 결과 판매금지 목록에 변경사항이 발생한 경우 추가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