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용 처방률이 높은 성분간, 혹은 복약순응도 개선을 목적으로 기허가 단일제간 복합제 개발이 빈번해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병용 처방률이 높거나 복약순응도 개선만으로는 복합제 개발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개 주성분의 작용기전, 약동학 외에 약리학적 및 임상적 관점에서 복합제 조성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약처는 복합제(2종 이상 주성분을 함유하는 의약품) 임상과 관련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업계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제약기업들의 신약 파이프라인의 감소는 기존 허가된 의약품의 제형 개선, 이성질체 또는 새로운 조성의 복합제 등 안전성·유효성 및 유용성을 개선한 다양한 개량신약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효성의 증가나 복용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복합제의 경우 국내 개량신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제형 변경 복합제나 다빈도 처방 약물 조합 복합제가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최근 3제~4제 복합제 개발까지 경쟁이 치열한 상황.
이에 식약처는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작성, 시험 설계시 고려할 제반 사항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의 특징은 약리학적, 임상적 관점에서 복합제 임상의 타당성 증명으로 요약된다.
식약처는 "복합제는 개발목적에 따라 유효성 개선 목적 복합제와 안전성 개선 목적 복합제, 복약순응도 개선 목적 복합제로 구분할 수 있다"며 "복약순응도 개선 목적 복합제의 경우에도 복합제의 개개 주성분들의 작용기전, 약동 약력학, 임상적으로 권장되는 치료법 등을 고려해 복합제 조성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임상적 관점을 고려한 유익성-위해성 평가를 바탕으로 개발 타당성을 평가해야 한다"며 "단순한 병용처방률에 근거하여 복합제를 개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규정했다.
복약순응도 개선 목적 복합제의 경우에도 개개 주성분의 작용기전, 약동학 외에 약리학적 및 임상적 관점에서 복합제 조성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뜻.
제약사는 병용 처방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는 복합제 개발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없으며, 두질환의 관련성이나 증상의 발현 기간과 강도 등을 고려해 임상에서의 유익성과 위해성을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반 질환에 사용하는 두 약물의 투여 기간이 상이하거나 두 약물을 병용하는 환자가 해당 질환자 중 극소수로 제한되는 경우에는 복합제 개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복합제를 사용하는 경우 단일제 병용투여에 비해 용량 적정이나 이상반응의 원인 규명이 어려운 점 등을 감안, 복합제 개발 시 위해성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특히 고혈압 치료제와 발기부전 치료제(PDE5 저해제), 고혈압 치료제와 당뇨치료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스타틴)와 당뇨 치료제의 복합제 등 하나의 약물이 다른 질환의 치료에 간섭을 나타낼 수 있다"며 "안전성 및 유효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유익성-위해성을 고려한 복합제 개발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복약순응도 개선 목적 복합제의 경우 개개 주성분 단일제간 병용요법이 허가사항에 반영돼 있거나, 치료적확증 임상 시험을 통해 확립된 경우 임상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복합제의 투여목적에 따라 임상 대상자, 평가항목, 고려사항이 달라지므로, 신청 효능효과, 용법용량, 치료목적 등을 명확히 하고 이에 부합되도록 임상시험을 설계해야 한다"며 "복합제 개발시 임상개발 형태가 다양하므로 동 지침에 국한되지 않으며, 임상시험 설계 시 식약처 담당부서와 상의해달라"고 권고했다.
다만 식약처는 약동학적 약물상호작용 시험자료를 문헌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외국에서 수행된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는 SCI에 등재된 전문학회지에 게재된 자료로 갈음할 수 있지만, 임상시험방법, 임상시험 대상자의 인구학적 정보, 임상시험용의약품, 시험 결과(약동학적 파라미터, 안전성 평가 결과) 등이 해당 문헌에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고 그 타당성이 입증돼야 인정된다.
주성분의 약물대사효소 등 인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가 알려져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헌 결과의 국내 적용에 대한 타당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