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을 위한 폐쇄형 SNS가 필요하다고 늘 느꼈어요. 미국에는 닥시미티(Doximity)라는 의사 소셜 네트워크가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한국에는 없어서 제가 직접 뛰어들었죠."
메디스태프 기동훈 대표(34)는 지난 4월부터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지난달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 대표는 현재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앞으로 서비스에 임상의사의 니즈를 반영할 생각이다.
사실 그는 의료계 유명인사.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 후보,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대한공보의협의회장, 신촌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까지 34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한때 전공의부터 의사 전체의 이권 사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그가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했다.
"사실 의사만을 위한 폐쇄형 SNS에 관심이 많아서 메디스태프에 어드바이저겸 투자자로 활동을 해왔어요. 이후 의협선거를 마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던 중 한명제 대표와 깊은 얘기를 나누다보니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지요."
때 마침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도 제안을 받아 그는 현재 응급의학과 봉직의이자 스타트업 대표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기 대표는 '메디스태프'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것일까.
"쉽게 말하면 의사들만의 SNS 커뮤니티에요. 페이스북 등 대중에게 오픈된 SNS에서 소통하기에는 어렵고 또 법적인 리스크가 있는 내용을 여기에선 마음 편히 공유할 수 있죠. 환자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해서 올리더라도 대중에 공개되다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내원한 환자에게 특이한 증계를 공유하거나 환자 치료에서 동료 의사들의 의견을 구하고 싶을 때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메디스태프 서비스의 핵심은 '익명게시판' '단체 채팅방'. 의학용어 자동완성 기능을 탑재한 채팅 기능을 도입해 글 작성에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주 무기는 '폐쇄성' '휘발성'이다. 유저를 서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철저히 의사 면허번호를 확인해야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캡처 방지기능과 함께 SNS에 공유한 환자 관련 자료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기 대표는 같은 병원 혹은 같은 전문과목 의사들끼리는 자동으로 친구맺기가 되는 기능도 추가해 의사들간 커뮤니티 역할을 제공할 생각이다.
그에게는 의료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의사협회장 후보로 뛸 때와는 또 다른 에너지가 넘쳤다.
"사실 의협회장에 출마했던 것은 전체 의사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서였어요. 당선 여부와는 무관하게 젊은 의사의 출마가 전체 의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하는 일도 결국 의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봐요. 9명의 직원들과 함께 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기동훈 대표의 '임상의사'와 '스타트업 대표'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는 꽤 성공적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