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3인 구속 사태로 의료분쟁에서 의료감정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이르면 내년 4월 (가칭)의사협회 산하 의료감정원(이하 의료감정원)이 문을 연다.
의사협회는 21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바람직한 의료감정 기구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의료감정원 개원 계획을 밝히는가 하면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겸 의무이사는 "의료감정원 설립 준비 TFT를 주축으로 이를 추진 중이며 내년 1월, 중앙의료감정심의위원회, 상임이사회, 대의원회를 심의 및 의결을 거쳐 이르면 내년 4월경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감정원은 의협 산하에 있지만 독립적인 기구로 의료감정원장이 총괄하며 중앙의료감정심의위원회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중앙의료감정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1~2인, 위원 40인 내로 구성하고 감정원장이 심의위원장을 겸임할 지, 분리 운영할 지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
또한 의료감정운영위원회와 전문학회의료감정심의위원회(53개 전문학회)를 둠으로써 감정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감정의 신뢰를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성균 이사는 "의료감정 회신 건수는 지난 2013년 767건에서 2017년 2129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회신기간은 동기간 93일에서 86일로 감소하고 있지만 더욱 신속한 감정이 요구되는 만큼 의료감정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유석희 심사위원장은 "의료분쟁이 극심한 미국의 경우에도 설령 의사가 술에 취한 상태로 수술을 하던 중 환자가 사망을 했더라도 이를 의도적인 살인행위로 볼 수 없으므로 구속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의사 3인구속 사태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감정원 상설기구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직, 인원, 사무실, 운영비는 기존 공제회를 보강하되 민사건은 상한액을 정해 지원(형사건은 전액 지원)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박대환 연구관도 "의협이 전문성, 객관성, 공정성을 보유한 의료감정기구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크게 환영한다"면서 핵심은 감정의 전문성인 만큼 정통한 지식과 상당한 경력을 보유한 자로 구성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그는 감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의협 산하기구로 의료감정기주를 설치할 경우 감정위원의 인적구성 및 조직체계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신뢰받는 감정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관은 그 제도적 장치의 일환으로 감정위원은 감정사건과 이해관계가 없는 자로 선출하고, 감정위원이 감정을 함에 있어 사건관계인과 사전에 접촉하거나 연락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감정기구도 의협 산하기관이지만 인사제도, 조직구성, 예산책정 등은 협회의 간섭없이 독자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라도 신속성이 떨어지면 당사자의 권리구제와 보호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신속성을 유지해줄 것도 강조했다.
이날 좌장에 나선 의협 박정률 부회장은 "최근 의사 3인 구속 사태가 의료감정원 설립에 촉매제가 된 것을 사실이지만 의협은 5~6년전부터 이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면서 "이날 토론이 객관적이고 신속한 감정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최근 5년간 의료감정은 2개 넘게 늘어난 반면 감정촉탁 의뢰사안에 대한 우편물 처리 행정절차나 신속한 감정진행의 어려움 및 실무적인 업무를 담당할 사무직원 부족으로 한계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감정원의 독립적 운영체계를 구축해 공정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고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해 오프라인 체계를 온라인으로 전환, 전문과목별로 감정위원 수를 확보해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