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개원 이래 처음 진행된 노조 파업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이후 6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에도 노‧사간 대화자리가 한 번도 마련되지 않아 파업 장기화가 예측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지난 19일 교섭을 제안했지만 교섭 당일인 20일 길 병원 측이 교섭위원 1명의 개인사정으로 취소한 뒤 교섭과 관련해 아무런 제안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길병원 측은 공문을 통해 24일까지 교섭위원을 다시 꾸리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지만 교섭이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게 노조의 의견.
노조 김형식 조직2실장은 "주말에 비상대기하면서 교섭제기를 촉구했지만 교섭이 한번 잡혔다가 취소된 이후로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공문 답변 또한 노력이라는 자의적 표현을 사용해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길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노조 추정 기준 30% 정도로 떨어져 있어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지역시민의 피해는 물론 병원의 회복도 시간이 걸려 병원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있어서 일부에선 파업이 제풀에 꺾일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아직도 1000여 명의 노조원이 참석하고 있고 연말에도 동력을 잃지 않고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노조가 병원 측에 제시하고 있는 주요 쟁점사항은 ▲인력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민주적 직장문화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위원회 설치 ▲합리적 임금제도 마련 및 적정임금 보장 등으로 합의 내용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인력충원 문제는 지금 안 하면 직원들이 바로 나가는 상황일 만큼 발등의 불"이라며 "지금 당장이 아닌 단계적 해결이더라도 구체적인 인력 숫자의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력이나 임금 부분에 대해 단계적 제시와 함께 제도개선위원회 설치 등은 즉시 시행 가능한 영역으로 본다"며 "하지만 대화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업의 장기화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길병원 관계자는 "파업으로 병동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병상이 줄어들었지만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 파악은 어렵다"며 "병원으로서도 환자 불편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병원 정상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