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전국 82개 수련병원 근무시간 조사 결과 78.32시간 기록
당직근무 후 실질적 휴식시간 5시간미만 17곳…"지표 노출 안 되는 근무 여전"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1-22 05: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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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법이 생긴 뒤 최초로 전공의 주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직근무 종료 후 정규시작 전까지 실질적인 휴식시간이 병원별로 격차가 커 지표에서 보이지 않는 실질적 개선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회장 이승우)가 최근 실시한 '2018년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공의의 수련환경 실태를 분석했다.
수련 중인 전공의 수를 기준으로 총 4개의 그룹(▲전공의 100명 미만 32곳-A그룹 ▲전공의 200명 이내 100명 이상 29곳-B그룹 ▲전공의 500명 이내 200명 이상 15곳-C그룹 ▲전공의 500명 이상 6곳-D그룹)으로 나뉘어 조사가 이뤄졌다.
먼저 전공의법 준수 기준인 주 평균 근무시간을 살펴보면 82개 수련병원의 평균 시간이 78.32시간으로, 전체 평균이 주 80시간 이하로 내려갔다.
각 병원별로 주 80시간을 준수하는 병원은 총 55개의 수련병원이 80시간을 초과하지 않았으며, 그룹별로 살펴볼 때 평균근무시간이 ▲A그룹 79.93시간 ▲B그룹 72.10시간 ▲C그룹 80.35시간 ▲D그룹 80.91시간 등으로, 상대적으로 병원규모가 클수록 주 80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제대일산백병원이 94.33시간으로 가장 높은 평균 근무시간을 보였으며 ▲중앙보훈병원(B그룹 90.03시간) ▲충남대병원(C그룹, 87.57시간) ▲연세대세브란스병원(D그룹, 87.03시간) ▲차의과대분당차병원(C그룹, 86.82시간)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적은 평균 근무시간은 ▲국립정신건강센터(A그룹, 45.40시간) ▲광명성애병원(A그룹, 55.17시간) ▲서울시은평병원(A그룹, 55.33시간) ▲대전보훈병원(A그룹, 57.00시간) ▲부산보훈병원(A그룹, 58.33시간) 순으로 집계됐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 안으로 들어오게 됐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법적 준수시간을 어기는 곳이 존재한다"며 "또한 당직 후 휴게시간 등의 수치를 살펴보면 아직도 제 시간에 퇴근이 어렵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직근무 종료 후 정규시작 전까지 실질적인 휴식시간은 평균 몇 시간 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평균은 6.7시간으로 나타났으며, 82곳 중 17개 수련병원에서 5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특히, 서울특별시은평병원은 휴게시간이 0시간, 대전보훈병원은 0.5시간이라고 대답해 당직 후 휴식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일부 병원이 당직 후 적절한 휴식을 주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게 대전협의 분석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실제와 달리 문서상으로만 휴식시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정기수련환경평가와 비교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즉, 전공의 설문조사에서 전공의법 미준수와 관련된 데이터가 나온 만큼 이를 기반으로 보건복지부의 전공의법 미 준수에 따른 행정처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평균치를 계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주 80시간을 넘기는 병원들이 나왔다"며 "복지부 정기수련환경평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80시간의 양적인 측면의 근로환경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교육의 질에 대해서 고민할 시점이 왔다"며 "앞으로 병원별로 차이 나는 교육의 질에 대해 연구와 더불어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필요한 부분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