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실기시험을 도입한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의료계는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실기시험 중장기 계획 논의를 시작해 조만간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이병두 의사국시 위원장(백중앙의료원장)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이 국시위원장이 추진하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실기시험 센터 추가 건립과 그에 따른 시험기간 단축이다.
현재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약 51일간에 걸쳐 실시한다. 센터가 단 하나뿐이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다.
"실기시험 센터를 하나 더 늘려서 시험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요한 것은 시험기간 단축과 맞물려 시점도 본과 4학년 여름방학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대생은 물론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만약 실기시험 기간 단축 및 시점을 개선할 수 있다면 1년에 2회 시험을 실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국시위원장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아 2019년도 개선방안 발표를 준비 중이다.
그에 따르면 2009년 실시시험을 도입한 이후 2012년부터 개선안을 논의해 2017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에 나섰으며 조만간 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올해 중에 개선안을 도출, TFT를 구축해 2022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그는 또 수기문항 중심의 실기시험을 진료문항 위주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의 경우 수기문항은 총 4개 정도인 반면 한국은 32가지에 달한다. 지나치게 많다. 필수 수기문항으로 줄이고 대신 진료문항을 늘려야한다."
그는 이와 동시에 수기문항 실기시험 시점을 현재 의과대학 졸업 이후가 아니라 임상실습 직전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환자안전 및 교육 효과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봤다.
현재 수기문항에는 정상분만, 도뇨관 삽입, 이경검사 등 필요 이상의 항목을 포함하고 있으니 필수적인 수기문항으로 줄이자는 얘기다.
그는 현재 진료문항 10분, 수기문항 5분으로 실시하던 것을 필수 수기문항을 포함한 진료문항 중심의 문항 10개로 압축, 시험시간도 12분으로 줄이면 적절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환자진료를 근거로 진료계획을 작성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사이시험도 기존의 단답형에서 서술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단답형 문항으로는 임상추론 및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과 적절성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어 서술형으로 개선해 임상추론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국시위원장은 사이시험 서술형 전환과 맞물려 컴퓨터를 활용한 새로운 채점시스템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즉, 서술형 문항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AI 기반의 정보수집 및 환자노트를 평가할 수 있는 컴퓨터 채점 시스템 도입이 선결과제라는 것이다.
또 그는 실기시험 이외 필기시험도 객관식 중심에서 주관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환자 증례를 이용한 서답형 시험을 통해 임상 현장에서 문제해결능력, 판단력, 의사결정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단답형이 아닌 논술형 시험을 준비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