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량 교수, HIF 안정제 효용성 고찰 "기존 ESA 치료제 대비 반감기, 저반응성 환자에 유리"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19-02-15 05: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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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FDA가 빈혈치료제(erythropoiesis-stimulating agents, ESA)의 심혈관계 합병증에 주의를 환기하면서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조혈제의 경우 10-20%의 일부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에서 효과적이지 않음이 보고되고 있어 만성 콩팥병 환자 치료에 대한 새 접근법으로 프롤릴 수산화 억제제가 부상하고 있다.
충남의대 신장내과학교실 나기량 교수는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 새로운 경구용 빈혈 치료제로 프롤릴 수산화억제제(Prolyl Hydroxylase Inhibitor)의 효용성에 대해 고찰했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발생하는 빈혈은 사구체여과율이 60 mL/min 이하로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합병증으로 투석이 필요한 시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요독증의 증상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일반적인 빈혈의 원인은 조혈인자의 부족이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철분과 조혈제(erythropoiesis-stimulating agents, ESA)가 사용된다.
문제는 최근 미국 FDA가 조혈제 사용에 따른 심혈관계 합병증과 사망률 증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을 뿐 아니라 10-20%의 일부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에서 ESA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이지 않음이 보고되고 있다는 점.
나기량 교수는 "이에 새로운 빈혈 치료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에서 새로운 치료제로 프롤릴 수산화억제제가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프롤릴 수산화억제제는 HIF(저산소 유도성 인자)를 분해시키는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해 결국 정상 산소 분압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HIF를 안정화시켜서 내인성 조혈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통해 적혈구 생산을 활성화시킨다.
적혈구를 생산하는 작용 이외에 당전달체-1,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와 피루빈산 탈수소 효소 활성 효소 1, 4 등의 활성화도 초래하며 HIF-1á의 증가에 따른 항염증 시토카인 생산을 증가시키고 윤활막섬유아세포, T 세포, B 세포의 상호작용을 지속시켜 자가항체 생산을 증가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나타난다. 그러므로 HIF-1á를 목표로 삼는 약제는 만성 질환의 잠재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가능성은 임상적 효과에서 어느 정도 입증됐다.
중국 샨토우의대 홍전중(Hongzhen Zhong) 교수는 HIF 안정제들의 임상적 효과에 대한 연구들을 종합해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분석에는 총 9개의 연구와 353명의 증례, 대조군으로 234명이 포함됐다.
결과를 보면 혈색소 수치의 변화는 투석 전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는 의미 있는 증가를 보여 차이를 보였지만 투석 의존성 만성콩팥병 환자에게서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페리틴(Ferritin) 값의 변화도 투석 전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의미 있는 감소가 있었지만 투석 의존성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헵시딘(Hepcidin) 값의 변화 양상도 투석 전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의미 있는 감소 소견이 있었지만 투석 의존성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총 철분 결합 능력은 투석 전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의미 있게 증가했지만 투석 의존성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나기량 교수는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 HIF 안정제는 투석전 환자에게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고 대조군에 비해 신기능 감소에 따라 나타나는 철분 대사 관련 지표들을 호전시키면서 빈혈을 유의미하게 개선시켰다"며 "다만 투석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는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목표 혈색소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좀 더 많은 ESA 요구량을 보이는 ESA 저반응성 환자가 있다"며 "가장 주요한 원인은 철분 결핍과 염증 반응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HIF 안정제의 경우 페리틴 감소와 헵시딘 감소를 초래해 철분대사 지표를 호전시킨다"며 "더불어 염증 반응의 지표인 C반응성단백(CRP) 수치가 증가할 경우 ESA의 요구량이 증가하는 반면 HIF 안정제의 경우 CRP 값에 관계 없이 약물요구량은 커다란 변동이 없는 것이 증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물역동학적 검사에서 ESA 투여시 초기농도는 매우 높게 측정되면서 3-4시간이 지나면 초기 농도의 절반으로 급격히 혈중 농도가 낮아지는 소견을 보이는 반면 HIF 안정제의 경우 서서히 증가해 투여 10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최고농도를 보이고 이후 서서히 낮아지는 양상을 보이는 등 기존 ESA 대비 HIF 억제제가 우위에 있다는 것.
나기량 교수는 "현재 2상, 3상 연구를 통해 투석전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 개선에는 유의한 효과를 보이나 투석의존성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며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의 새 빈혈 치료제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