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대한 치료는 크게 약물 요법과 수술로 나뉜다. 하지만 여전히 한의학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고 이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과연 암 환자에게 한의학 치료는 어떠한 기전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것일까. 수많은 논란속에서 한의학 전문가들이 오해와 불신을 정리하고 나섰다.
국내 양한방 협진을 선도하고 있는 경희의료원. 새롭게 문을 연 후마니타스암병원에서 양한방 협진을 주도하고 있는 한의학과 교수들이 생각하는 암 치료에 있어 한의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한의면역암센터 이범준 교수는 암 치료에 있어 한방의 기능을 면역 강화로 정의했다.
이 교수는 "암 환자에게 한의학은 암 자체를 치료하는데 목적을 두기 보다는 의학적 치료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면역력 저하와 합병증을 최소화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정리했다.
암 환자 중에서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는데 있어 몸이 견디디 못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부작용과 합병증 조절이 한의학의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범준 교수는 "한의학도 암의 기수에 따라 치료 목적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며 "1, 2기에는 수술로 암을 절제하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한의학은 완치 후 몸의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암 화학치료가 진행되는 3기에는 부작용 최소화에 목적을 두며 말기에는 생존 기간을 극대화하고 질향상을 도모하게 된다"며 "이미 한의학이 항암 치료로 인한 구토와 설사, 암성 피로 등의 부작용을 줄인다는 것은 국내외 논문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암의 병변에 따라서도 치료법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대장암의 경우 장 기능 회복을 위해 한의학이 개입하는 영역이 생겨나게 된다.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한의면역암센터 이준희 교수는 "대장암의 경우 수술 후 실시하는 보조항암요법 기간이 5개월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불안과 우울, 불면 등의 정신적 증상이 이어진다"며 "주 2~3회 간격으로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만으로 부작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수술 후 발생하는 복통과 설사 등의 후유증에 침과 약침은 증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대장과 복강 내로 연계된 경혈과 경락을 자극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수술 후 발생하는 어혈을 빠르게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암 환자에게 한의학 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수술 전이나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이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준희 교수는 "항암 한약치료는 수술 후 혹은 항암 약물 치료 종료후 곧바로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대장암의 대표적인 원인인 습열을 제거할 수 있다"며 "수술 이후 입원시에는 매일, 퇴원 이후에는 주 2~3회 정도 치료를 진행하는 것만으로 수술 후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범준 교수는 "다만 지인의 권유나 인터넷 등으로 확인되지 않은 대체요법이나 한약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논의해 제대로된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해야 암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