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8일 국회 토론회서 "공공병원 양적질적 모두 부족하다" 지적
공공의료 확충위해 민간병원 체결 등 시스템 개선 필요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4-08 1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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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책적으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책 발표이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양적으로 질적으로 부족한 공공의료의 현실 변화를 이끌기엔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기동민‧남인순‧전재수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보건의 날을 기념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과 함께 '공공의료 발전 종합대책 발표 그 후'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다양한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공공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선결 과제 중 하나는 '공공의료 확충 방안 마련'.
공공의료인프라가 전체 기관수 기준 5.4%, 병상 수 기준 9.1%로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이를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책임의료기관 개념을 도입해 시도 진료권(국립대학교 병원 등)을 담당하는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진료권(시도보다 적고 시군구보다 큰)을 지정해 운영지원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향후 책임의료기관을 증축하거나 시설장비 보강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노조 나영명 기획실장은 발제를 통해 책임의료기관 지정에 대한 과제를 제시했다.
나 기획실장은 "복지부가 책임의료기관 지정을 두고 공공병원 신축, 기능보강, 공공인수, 법인 전환, 민간병원 수행협약 체결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어떤 안을 준비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있는 공공병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우선 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대부분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민간병원 대비 규모가 작고 시설이 떨어진다고 해서 민간병원과 체결을 맺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면 주객이 전도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나 기획실장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시설이 부족한 부분은 시설과 장비, 인력까지 기능보강을 해서 충분한 정책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간병원 활용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정부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도 않고 민간에 떠넘기는 비겁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종합계획이 발표됐고 시작이 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발표 이후 실행전략이 명확하게 마련되 추진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대책도 휴지조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방 공공병원 역할 수행능력 물음표 남아있어"
이어지는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공공병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한 현실을 토로했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김창훈 교수는 "국립대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정해 보건의료 서비스를 보장하려면 해당 기관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공공적 운영방안이 필수적"이라며 "국립대병원의 운영방식을 목적에 상응하게 변화시킬 정책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은 종합대책을 따라가기 쉽지 않은 지방의료원의 현실을 언급했다.
정 의료원장은 "민간의료기관이 대형화되는 시기에 지방의료원은 대부분 200병상 규모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필수의료를 제공할 능력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며 "지방의료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설사 시설이 확충되더라도 인력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 걸림돌이 존재한다"며 "지방정부의 입장에서도 아직 취약계층 의료지원사업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기능강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고 밝혔다.
정부 "관심과 의지 있다 긍정적 논의 지속될 것"
한편, 정부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 이행을 위해 지자체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정준섭 공공의료정책과장은 "종합대책을 10월에 발표하고 공공병원을 몇 개를 짓고 얼마나 병상을 확보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못해 지적을 받았었다"며 "기재부와의 협의, 내부적 분석 필요성으로 세부적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각 시도 공공의료담당자들과 지속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병원 확충과, 병상 확보와 관련해선 연구와 함께 기재부와 일정부분 협의가 이뤄졌다"며 "지방정부, 전무가 등과 현재 작업을 하고 있고 늦어도 6월까지는 전체적으로 공공병원을 몇 개를 더 짓고 몇 병상을 늘릴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