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전공의 수면 환경 및 야간당직 실태조사 공개
36시간 연속 수련 중 수면 없이 근무했단 의견도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4-09 1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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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의 질을 올리기 위해 시행된 전공의법 적용 이후에도 전공의 대부분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수면환경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81.1%가 과도한 업무나 불필요한 콜로 인해 평소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는 9일 전공의들의 수면 환경 및 야간당직 업무 실태 파악을 위해 회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3월 약 10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90여 개 수련병원의 660여 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다.
조사결과 전공의 10명중 8명이 평소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응답했으며 '항상 충분하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0.9%에 불과했다 .
특히,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과도한 업무나 불필요한 콜 등 업무관련 이유가 86.5%로 조사돼 전공의 대부분이 야간당직 시 주간업무 이상으로 고된 환경에 노출됐다는 것이 대전협의 의견이다.
또한 불충분한 수면으로 업무를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32.6%가 '항상 느낀다'고 답했으며, 37.6%는 '자주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전공의들은 "36시간 연속 수면 없이 근무했다",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을 하며 새벽까지 일한다", "집중력이 떨어져 무거운 수술 도구를 나르다 다쳤다", "환자를 착각해 다른 환자에게 검사하거나 투약할 뻔 한 적이 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실태조사에선 전공의들이 야간당직 시 겪는 업무강도와 지도‧감독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전공의들이 겪는 야간당직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7.7점으로 분석됐으며, 10점 만점이라고 답한 전공의 비율도 21.5%에 달했다.
또 전공의 35.9%가 야간당직 시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가 평일 주간의 통상 업무시간에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답변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밖에 야간당직 시 본인을 감독하고 지도해 줄 전문의가 병원 내에 함께 상주하느냐는 질문에 전공의 42.4%가 '대개 상주하지 않음', 34.4%가 '전혀 상주하지 않음'이라고 응답했으며, 지도해 줄 전문의의 부재로 수행에 자주 또는 항상 불안을 느낀다고 답한 전공의는 32.6%로 조사됐다.
이승우 회장은 "법률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들어오는 의료소송 관련 법률자문 요청 중 야간당직 시 발생한 사건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며 "안전하지 못한 수련 시스템에서 과연 전공의가 최선의 진료를 하며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환자와 전공의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야간당직 시 담당 환자 수 제한과 입원전담전문의 확대가 시급하다"며 수련환경평가 항목 등을 포함한 병원 평가 지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차원의 별도 재정 지원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의료계 유관단체와 논의하고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