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들 "각계 의견수렴 충분히 수렴 안해" 복지부 소통 문제 제기
소위원회 자료 공개하지 않고 공청회 후 2일만에 상정도 전례없어
이창진 기자
기사입력: 2019-04-13 06:00:50
가
URL복사
건강보험 종합계획 방안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정부의 독단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19년~2023년) 방안과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선방안 등을 의결사항으로 상정했지만 4시간 가까운 논의 끝에 2개의 의결사항 모두를 보류시켰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방안은 절차와 재정 문제 등을 보완해 오는 19일까지 건정심 서면심의하기로 했으며,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선방안은 노인환자 중심으로 보완해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문제는 보류한 배경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상 문제점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비공개로 진행된 건정심 특성상 내부에서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복지부의 일방적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한 건정심 위원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와 통화에서 "복지부 독단이 이런 상황을 불렀다. 복지부는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충분히 의견을 들었다고 하나, 가입자 측에서 의견수렴과 계획 발표 과정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고 내부 상황을 평가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종합계획 방안 자료를 통해 7차례 건정심 소위원회 회의를 거쳤음을 명시했다.
이 위원은 "공급자와 가입자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부 안대로 상황이 돌아갔다는 의미"라면서 "건강보험 재정 대책의 경우, 소위원회 마지막 회의까지 자료 공개가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절차와 재정 대책 부실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건정심 다른 위원은 "건강보험 종합계획 방안은 가입자 측에서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면서 "공청회를 열고 2일 만에 건정심에 상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단체별 내부 의견수렴과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복지부가 너무 서두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요양병원 수가개선 방안은 실효성에서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 또 다른 한 위원은 "건정심 일부에서 요양병원 일당정액제 개선방안에 이의를 제기했다. 복지부가 설계한 수가체계 방안은 시장에서 작동하기 힘들다는 게 주 요지였다"고 전했다.
복지부가 이날 상정한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선방안은 중증환자 수가 인상과 경증환자 본인부담 상향 그리고 장기입원 수가감산인 입원체감제 3개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국 1482개(2018년 기준) 요양병원 중 57%가 경증환자 비율과 20% 장기입원 비율을 차지했다.
그는 "요양병원 장기입원과 사회적 입원은 오래된 이슈다. 정부가 의도한 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수가 인상 부분이 퍼주기 형태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경증질환과 장기입원 수가를 낮추고 본인부담을 높이면 요양병원에 있는 수많은 노인환자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면서 "수가개선 취지는 이해하나 의료현장과 사회적 특성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