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년대비 2배수로 쏟아져 나오는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은 어떻게 치러질까.
대한내과학회 심재정 고시이사(고대구로병원·호흡기내과)는 16일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2차, 실기시험)에서 슬라이드로 실시하던 것을 컴퓨터시험(이하 CBT, computer based testing)으로 전환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행 연습차원에서 오는 춘계학술대회에서 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In-training Exam(ITX)를 CBT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문의고시 2차시험에 CBT를 도입한 전문과목은 정형외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핵의학과,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7곳. 내년도 내과까지 합해 총 8개 전문과목이 CBT체재로 전환하는 셈이다.
내과학회가 CBT도입을 추진한 것은 내년도 전문의 자격시험 대상자가 2배수로 늘어난데 따른 것.
심 고시이사는 "CBT를 도입할 경우 과거 동일한 공간에 2배 많은 전공의가 시험을 치를 수 있다"며 "가령 한 테이블에 2명이 앉을 수 있었다면 CBT로 전환하면 3~4명이 앉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종이시험에서는 동일한 시험문제지가 배포되는 반면 CBT는 다양한 유형에 보기순서도 서로 달라 소위 말하는 컨닝이 불가능하다.
즉,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더라도 제시되는 문제와 보기가 서로 달라 정답을 공유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심 고시이사는 "당초 공간적 한계 등의 문제로 CBT도입을 추진했는데 기대이상으로 장점이 많다"며 "기존의 슬라이드형 시험은 지나간 문항은 다시 돌려볼 수 없지만 CBT는 풀지 못한 문항은 마지막에 다시 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과학회는 CBT시험을 전문의 고시 이외 수련 중 평가(이하 ITX, In-training Exam)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심 고시이사는 "지난해 추계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춘계학회에서도 CBT를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단순히 예행 연습차원을 넘어 ITX로 전공의 각자 수련정도를 평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련과정에서 ITX를 통해 전공의가 자신의 역량 정도를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고, 지도전문의도 이를 기반으로 전공의 수련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전문의고시의 경우 분과별로도 점수가 나오는 것은 물론 시험 결과 통계분석도 용이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계기로 의사국시에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며 "다양하게 활용할 방안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전공의들은 3년차와 4년차 수련내용이 달랐던 만큼 유형과 난이도를 달리 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그는 "3년차 수련은 컴팩트하게 진행했을 뿐 내용은 다르지 않다고 판단, 동일한 날짜에 실시하는 시험이 유형과 난이도가 다르다면 오히려 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3, 4년차 동일하게 전문의 자격시험을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