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환경과 근무 강도에 대한 불만으로 집단 행동에 나섰던 경희의료원 인턴들이 3일만에 전원 업무에 복귀했다.
의료원장과 병원장들이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서 인턴들의 요구 안을 수용하고 구체적으로 근무 스케줄과 업무 명문화 방안을 만들면서 조기 진화에 성공한 셈이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16일 "집단 행동에 나섰던 인턴들이 전원 복귀해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더이상의 소요는 없으며 인턴들도 문제없이 근무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희의료원 산하 경희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인턴 10여명은 지난 주말 수련 환경과 근무 강도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인턴에게 몰린 야간 당직과 지나치게 쏠린 업무에 부담감을 호소하며 이에 대한 조정을 요구했고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수련 포기를 포함해 파업 등까지 예고해 파장이 일었다.
더욱이 일부 인턴들은 실제로 수련 포기 의사를 전하고 사실상 사직서까지 제출하면서 사건이 확대되는 듯한 양상도 벌어졌다.
이로 인해 경희의료원은 주말에 보직자들을 소집해 인턴들과 대화에 나서는 한편 그들의 주요 업무인 병동 관리에 대한 대체 인력을 강구하며 서둘러 수습에 나선 바 있다.
특히 김기택 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 인턴들과 대화를 진행했지만 잠정적으로 복귀한 인턴들은 SNS를 통해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가며 불씨를 남겼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료원 보직자들의 지속적인 설득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약속으로 이들은 공식적으로 단체 행동에 대한 모든 계획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의료원의 A전공의는 "14일 오후와 15일 대부분의 인턴들이 업무에 복귀했지만 오늘(16일) 오전까지만 해도 인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안다"며 "직전까지도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계속해서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개입하면서 사건이 다시 확대되는 양상도 나왔지만 지금은 병원을 믿고 간다는 분위기로 완전히 자리잡은 듯 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턴들이 단체 행동까지 예고하고서도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는데는 김기택 의료원장을 비롯한 두 병원 병원장들이 제시한 수련제도 개편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의료원장과 병원장들이 당직실로 찾아가 인턴들의 불만과 요구를 즉각 수용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인턴들의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경희의료원 김기택 의료원장은 "병원의 수련 시스템이나 환경, 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불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3월에 인턴을 시작했다면 누구나 느끼는 불안감과 부담감이 주요 원인이었다"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표했고 해결하기 위한 몇가지 방법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기택 의료원장을 비롯해 김건식 경희대병원장,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장과 수련파트 보직자들은 인턴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련제도 개편안에 대한 구체적인 안들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안에는 당직 스케줄 조정과 더불어 구체적인 업무 명문화와 일정 부분의 보상 휴가 등이 담겼고 인턴들도 이러한 안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택 의료원장은 "인턴들을 만난 자리에서 병원이 해줄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설명했고 두 병원장들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진행안과 타임 테이블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20~30년 선배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 만큼 의료원 차원에서 인턴들이 더 편안하게 임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