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인플루엔자 치료제 막연한 공포 확산 경계 당부
"부검과 역학조사 등 명확한 결과본 뒤 조치해야" 한목소리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5-01 0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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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페라미플루를 맞은 중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일선 의료진들은 막연한 공포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미 충분히 안정성과 효능이 입증된 치료제인데다 아직 사망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들의 확인 요구가 늘면서 처방 위축에 대한 우려감은 존재한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지난 29일 관내 중학생이 B형 독감으로 페마리플루를 맞은 뒤 급작스런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 치료중 사망해 인과관계를 규명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처방한 주사제와 진료기록을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중에 있으며 사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부검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일부 커뮤니티와 보도의 댓글 등에는 독감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글들이 쏟아지며 사인을 페라미플루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2016년과 2018년 경구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들이 추락사한 사건으로 인플루엔자 치료제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있었던 것을 공유하며 이에 대한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는 것.
특히 타미플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페라미플루 처방을 원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충분히 안전성이 확보된 약인 만큼 설사 약에 대한 부작용이라 하더라도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는 지적이다.
현대내과의원 이정용 원장은 "얼마전 가족이 A형 독감에 걸렸을때 페라미플루를 가장 먼저 처방할 만큼 믿고 쓰는 약"이라며 "타미플루보다 효과가 빠르고 안정성이 보장됐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의심은 기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주사제인 만큼 아낙필락스쇼크나 독감 자체로의 사망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조치를 취하겠지만 안정성 자체가 이슈가 될만한 약은 분명히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일선 의료진들은 사망 원인이 성급하게 치료제 부작용으로 쏠리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과거 타미플루와 같이 괴담 수준의 근거없는 공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A내과의원 원장은 "최근 정국이 어지럽다보니 일부러 이렇게까지 몰아가나 싶을 정도로 약화사고로 몰아간다는 느낌"이라며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온통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도마위에 놓고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사실상 괴담 수준의 얘기들이 이렇게 퍼져가면 근거없는 공포만 높아질 수 있다"며 "과거 안아키 사건을 보면 그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로 인해 일선 의료진들은 혹여 안정성 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플루엔자 치료제에 공포를 가지거나 치료를 늦추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인플루엔자 시즌이 지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혹여 치료에 지장이 있거나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그나마 독감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에 이슈가 터져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자칫 순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세상의 어떤 약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지만 페라미플루의 이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부작용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혹여 이 정도로 이슈가 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면 진작 약이 퇴출되지 않았겠느냐"며 "우선은 정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불필요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