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궐련형 전자담배 중 하나인 아이코스에 대해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을 줄인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반 담배와 유해성 차이가 없다고 보고서를 내고 이에 맞서는 담배 회사들과 소송까지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FDA는 지난 1일 필립모리스사의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에 대한 판매 신청을 인가했다.
FDA는 "과학적 검증에 따라 아이코스를 분석한 결과 이 제품이 일반 담배와 비교해 독성 물질을 적게 생성하는 만큼 공중보건 보호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FDA 미치 젤더 담배제품센터장(Mitch Zeller, director of the FDA’s Center for Tobacco Products)는 "아이코스가 성인 흡연자들이 일반 담배(가연성)를 완전히 끊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FDA 분석 결과 아이코스 히팅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연기(증기)는 일반 담배에 비해 독성물질이 유독성 화학물질이 적게 들어 있으며 확인된 독소 종류도 담배보다 크게 적었다.
세부적으로 일산화탄소 노출은 일반 담배에 비해 사실상 100%를 줄여 일상에서 노출되는 양과 유사했고 유해, 독성 물질인 아크롤레인은 89~95%, 포름알데히드는 66~91%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FDA는 이번 조사는 담배 제품 시판 신청(PMTA)에 대한 결정일 뿐 결정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안전하다거나 FDA가 이를 승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통해 분명하게 유해 물질이 적다는 점을 적시하면서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식약처가 지난해 아이코스를 대상으로 유해 성분을 조사한 뒤 유해물질 총량이 일반 담배보다 많다는 점에서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이코스 판매사인 필립모리스는 식약처 분석 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정보 공개를 청구하는 것은 물론 소송까지 제기해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FDA가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 물질이 적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는 점에서 식약처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의학계와 의료진들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대한금연학회를 비롯해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등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었던 이유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김재열 이사(중앙의대)는 "중요한 것은 유해물질의 양과 종류가 아니라 모든 담배에 이같은 위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며 "건강에 분명한 해를 가한다는 것이 초점인 만큼 담배 제품 자체를 중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