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토론회 "한의대 폐지" vs "진료영역 확대" 시각차 극명
정부 "지난해 작성한 합의문 바탕으로 발전위원회 구성"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5-07 12: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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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에 대한 한의계와 의료계의 생각차는 분명했다.
기존 면허를 통합하는 방식보다 '교육 일원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생각이다. 반면 한의계는 한의대에서 기초의학 교육을 확대하고 기존 면허자도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일원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의료일원화를 위한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상호 비판을 이어갔다.
의협 성종호 정책이사는 "제도 발전을 생각하면 선진적이고 세계화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의료일원화를 논의할 때는 북한, 몽골을 예로 든다"라며 "중국, 대만 보다 선진적인 모델로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학교육협의체, 사회정책연구원 연구 등을 근거로 들며 "전통한의학 교육이 한계에 도달했다"라고 비판했다.
한의협 손정원 보험이사는 즉각 반발했다.
손 이사는 "젊은 한의사 50%가 해부학을 기본으로 침을 놓고 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의미가 한의사는 의학적 진료를 이미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의료계는 한의학에 대한 기본적 전제부터 매우 잘못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원화를 하면 한의사만 이득이고 의사가 손해라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라며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밝혀야 하고 한의사는 한의사답게, 의사는 의사답게 진료할 수 있을 때 의료일원화는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학회 염호기 정책이사는 이같은 논란을 한 번에 정리했다.
염 이사는 "의료일원화라고 쓰고 각 영역에서 다르게 읽고 있다"라며 "한의사는 진료영역 확대, 의사는 한의대 폐지, 정부는 한의학 산업화라고 읽고 있는 것 같다. 근본적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료를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오류다. 의료는 하나다"라고 전제하고 "의료라는 큰 바다에는 여러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의학이 그 중 하나다. 독창적인 성격을 잘 살려서 의료라는 체계에 들어올 것인지, 말것인지를 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의학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라는 큰 바다에 '한의'가 들어오는 것이라는 얘기다.
염 이사는 "한의학이 전문 분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일원화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이 존재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의료일원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 교수는 의료일원화 정책도 미흡하지만 의·한 통합 담론이 부실하다"라며 "주장만 있지 통합 상태에서 한의학이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은 없다. 통합에 대한 담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강재 보건의료연구센터장도 "의료일원화를 해도 의료계와 한의계의 괴리가 뚜렷하고 상대적인 신뢰가 없기 때문에 기계적인 결합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며 "상호교류부터 먼저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쪽으로 일원화를 한다고 갈등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문적, 연구분야에서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어떻게든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발전위원회 구성해 일원화 논의 적극할 것"
정부는 앞으로 의료일원화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한의협, 의협이 참여한 의한정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에 대한 합의안을 만든 경험이 있다. 당시 의한정협의체는 ▲의료와 한의는 2030년까지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이를 위해 복지부 산하에 발전위원회를 두고 2년단위로 로드맵을 마련하며 ▲발전위원회에서 기존 면허제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의사결정 방식은 두 단체 합의에 따라 결정한다 등 4개의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기존 면허자 해결방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공표가 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해 한의계와 의료계는 모두 교육을 통합하고 정부 산하에 발전위원회를 두고 로드맵을 마련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했다"라며 "이를 시행하기 위해 의학회, 한의학회, 교육부, 보사연 등이 참여하는 발전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에서는 로드맵을 마련하고 최대한 법령을 개정해서 일원화를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