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회의와 학회 공청회 통해 시기 상조로 최종 합의
내과와 외과 수련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특수성 감안해 결정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5-25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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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와 외과에 이어 수련기간 단축을 심도있게 고민하던 비뇨의학과가 4년 수련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다.
외과가 3년제로 전환되면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줄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비뇨의학과 전문의로서의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 4년은 수련을 받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지난 4월 경주에서 열린 대회원 공청회와 5월 상임 이사회 회의를 거쳐 24일 수련기간 단축안을 폐기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무려 3년에 걸쳐 수차례 회의와 공청회를 통해 격렬한 토론을 벌인 결과 비뇨의학과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위해서는 최소 4년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한 것이다.
실제로 비뇨의학과는 최근 수년간 전공의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수련 기간 단축을 심도있게 논의해왔다.
2016년에 전공의 충원율이 37%로 급격하게 추락한 이래 기피 현상이 지속되자 이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수련기간 단축안이 제시된 이유다.
특히 외과가 3년제 수련제도를 본격화하면서 가뜩이나 지원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더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수련기간 단축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로 인해 비뇨의학과는 학회를 중심으로 의사회 등과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며 수련제도 단축안을 놓고 설전을 벌여온 것이 사실.
하지만 지원율 향상과 전문성을 두고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수년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수련기간 단축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단순히 수련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적 향상이 중요하며 외과 3년제 도입으로 상대적 경쟁 관계인 비뇨기과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아직 비뇨의학과는 세부전문의 제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고 전공의 주 80시간 제도가 도입됐다는 점에서 수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반론을 제시했다.
결국 주당 80시간 제도 아래서 3년으로 수련기간 까지 줄일 경우 수술 참여에 대한 기회가 턱없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렇게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자 결국 학회는 춘계학술대회를 기점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난상 토론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데 뜻을 모으며 3년제 전환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결정하기 이른 것이다.
따라서 학회는 24일 전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결정사항을 통보하고 더이상 3년제 수련제도에 대한 소모적인 논의와 주장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상태다.
대한비뇨의학회 이규성 회장(성균관의대)은 "비뇨의학과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현행 4년 수련제도로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전공의 80시간 제도가 도입되면서 수술과 컨퍼런스에 참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었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면 독자적으로 진료를 진행하며 모든 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라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지원율을 위해 수련기간을 단축하기 보다는 수련을 더욱 내실화해 수준 높은 전문의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최종 결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