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학회, 정부 대학에 치여 기 못 펴는 의대 현실 토로
미래의학교육 가야할 길 학장별 다양한 시각 제시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5-31 12: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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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학장들은 현재의 의학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의학교육학술대회가 '창의'라는 큰 대주제로 열렸지만 이를 실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학장마다 의견이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의학교육이 의료계 전체 중 일부만이 고민하는 것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모두가 참여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이 같은 의견은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5차 의학교육 학술대회'의 '학장에게 의학교육의 길을 묻다' 포럼에서 나왔다.
포럼의 주제는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의 연결과 미래를 향하는 길을 찾다' 이날 발제를 맞은 한국의학교육학회 이영환 회장은 의과대학이 교육에 있어서 자율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많은 교육자가 현재 의과대학교육이 '이대로 가도 좋은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하지만 현재 의학교육은 하나의 목표를 줬을 때 같은 구도로만 바라본다고 생각되고, 표준화에 묶여있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회장은 의과대학이 중요한 교육기관임에도 구조적으로 가진 영향력이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의대가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지만 교육부, 복지부 그리고 대학본부의 영향을 받는다"며 "또 의료원 체제라고 하더라도 부속병원의 파워에는 휘둘릴 수밖에 없어 의과대학의 자율성은 한없이 초라하고 위험하게 균형을 맞추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각 의과대학이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닌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많은 기관들이 큰 대양을 항해하는데 서로 자기역할만 하는 것은 난센스로 의학교육도 많은 기관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위한 팀으로 가야된다는 생각이 있다"며 "특히 새로운 변화에도 시간에 쫓겨 가시적인 효과가 없으면 불안해하지만 그룹으로 역량을 발휘해 나타낼 때까지는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대학장' 미래교육 시각 3人3色
이어지는 토론에서 을지의대 유승민 전 학장, 성균관의대 최연호 학장, 차의전원 이수곤 학장 등 3명의 학장은 미래 의학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엇갈리는 시선을 보였다.
먼저 을지의대 유승민 전 학장은 현재 좋은 인재가 몰리는 의대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유 학장은 "의대가 인재들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미래 산업 육성에 일조해야 된다는 마음에서 창의라는 키워드가 나오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의료계나, 의학교육계가 미래 산업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자세나 생각은 걱정이 되고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차의전원 이수곤 학장의 경우 변화하는 시대에 맞물려 의대 교육이 너무 서둘러 갈 필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학장은 "AI나 왓슨 등이 도입되면서 기계에 압도되고 조만간 없어지는 직업들도 있다고 했지만 실제 현실에서 그 정도까지는 벌어지지 않았다"며 "미래 문제를 대비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문제를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학장은 "창의력 또한 모든 의대생에게 창의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창의력을 가진 의대생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창의성 있는 의대생을 발굴하고 키워주기 위해 기존의 의대 교육 시스템 외 다른 무언가를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교육에 대한 긍정적 논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성균관의대 최연호 학장은 다양한 논의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ASK2019를 어떻게 인증 받을 것인가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서두에 밝히며, 정책을 만드는 사람과 실제로 일하는 사람의 책임의 문제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학장이 '책임'을 언급한 이유는 의학교육 내에서 실질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
최 학장은 "일반적으로 어느 학급에 평균적으로 10~20%명 정도가 프리라이더이지만 의학교육으로 따지면 프리라이더는 우리 동료 교수들"이라며 "의학교육에서는 80%가 프리라이더고 교육에 관심 가지는 사람은 20%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 학장은 "그런 80%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은 20%의 교육의 관심 있는 교수를 두고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고 언급된다"며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고 그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