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은 서울대병원에 큰 도전과 시련이 있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믿고 성원해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불거진 노조와의 갈등에 이어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 그리고 VIP진료 특혜 논란까지 휘말린 서창석 전 서울대병원장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대병원 임상 제1강의실에서 열린 서울대병원장 이취임식 행사에서 지난 3년간 자신을 지켜준 교직원을 향해 고마움을 표현하던 중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취임식에 참석한 선후배 의사들과 교직원들은 큰 박수로 그를 다독였다.
서 전 병원장은 잠시 북받쳐 오는 감정을 누르고 이임사를 이어갔지만 울먹이듯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이임사를 마쳤다.
그는 "정말이지 면목이 없다. 드릴 말씀은 더더욱 없다"며 "새로 취임한 김연수 원장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분이다. 그에게 바통을 이어주게 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울대병원의 앞날은 밝고 힘찰 것이라 확신한다. 진심을 담아 병원의 발전을 기원한다"며 강단을 내려왔다. 더 큰 박수가 터졌다.
사실 서창석 전 병원장은 임기 내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자리를 지켜왔다.
앞서 서 전 병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로 활동 중 서울대병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부터 노조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됐지만 노조와의 관계를 대화를 이끌며 돌파구를 찾았다.
곧 이어 고 백남기 농민이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실려와 진료를 받던 중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병사, 외인사를 두고 잡음이 증폭됐고 그해 국정감사는 서 전 병원장은 호된 국정감사도 견뎠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특검이 이어졌고 의과대학 교수는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냉담한 시선을 보냈지만 그럴수록 더욱 병원 경영에 집중했다.
지난해까지도 국정감사에서 '불사조인가요?'라는 공격을 받을 정도로 병원 안팎에서 병원장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끝내 임기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병원장직을 넘겨주는 마지막 순간, 녹록치 않았던 지난 3년간의 긴 여정을 떠올리며 그동안 심적인 고충이 만만치않았음을 드러냈다.
이날 이취임식에 참석한 한 의료계 원로 인사는 "참 우여곡절이 많았던 병원장이었지만 누구보다 병원에 애정을 갖고 회무에 임해온 것 만큼은 인정한다"고 그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