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하면 학생들이 노트북만 보고 있다". "PDF 파일을 언제 업로드 할 것인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학생들이 시험만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자가 의학교육학술대회 취재당시 점식을 먹던 중 들은 교수들 간의 대화다.
'창의와 가치지향 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대화내용은 아직까지 현장의 의대교육의 고민은 여전히 전통적인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의학교육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지만 가장 의대생들과 가까이서 교육하는 교수들은 현재 강의 내에서의 고민이 더 위에 있다는 것.
실제 현장에서 한 의대생은 '다른 분야에 관심 없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별종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창의교육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찾고 개개인 특성을 발현을 도와주는 것이라면 보수적인 의대교육 안에서는 오히려 별종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각 대학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의대 통합 6년제 전환을 통해 커리큘럼의 변화를 꾀하거나 ASK2019와 같은 의대인증평가의 강화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의과대학 내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교육자인 교수들이 전통적인 시각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는 한 결국 건물 안은 그대로인체 간판만 바꾸는 것이라는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창의력이라는 것은 말이 아닌 환경이 만든다"
한 기업의 TV광고 중 나오는 핵심 콘티다. 창의가 강조되는 시대에서 말로만 창의를 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기자가 의학교육학술대회 취재 당시 많은 의과대학 학장, 교수들의 의견 홍수 속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린 문구기도하다.
한 명의 의사를 키워내기 위해 필수적인 교육이 꽉 차있는 의대교육의 특성상 변화를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핑계로 의대교육이 변곡점을 가져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의대생이 스스로 창의적인 학생이 되기엔 한계는 명확하다. 의대교육의 틀을 깨기 위해선 교수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될 시점이다.